터키 탁심광장 최루가스와 물대포 휘날려<br />
독일 노동절은 휴일 기념하는 '봄의 축제'<br />
쿠바 지도층은 노동절 '축하'성명 발표
(서울=포커스뉴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프랑스, 터키, 독일, 쿠바 등 세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와 집회가 열렸다.
터키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물대포에 맞아 숨지고 시위대 207명이 체포되는 등 강경 진압 이뤄진 반면,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선 축제 분위기 속에 정부 고위공직자가 노동절 축하 성명을 발표하는 등 나라마다 다양한 시위의 행태와 분위기를 보였다. 미국 폭스뉴스,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은 1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은 세계 곳곳의 표정을 전했다.
◆ '친기업 노동법 개혁안'에 분노한 프랑스 시민들
1일 프랑스 전역에서 노동조합과 젊은이, 연금수급자 등이 참여한 평화행진 300여 개가 열렸다.
파리 시민 수백 명은 최루가스를 맞으며 시내 경찰서에 돌과 나뭇가지 등을 던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경찰의 진압 아래 시위와 농성은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다.
올해 노동절 행진은 특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현재 프랑스 의회는 노동법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법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노동시간 연장과 더 쉬운 해고다.
외신은 노동법 개혁안이 프랑스에서 최근 십 년 내에 가장 격렬한 노동 시위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시위대는 시내 지하철 입구와 헤퓌블뤼크 광장 주변에서 방화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 프랑수아 올랑대 대통령을 "반역자"라고 부르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이날 폭동진압 경찰은 파리 행진 중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을 에워싸고 물건들을 던지는 젊은이들을 제압했다.
프랑스 사회당 정권은 노동개혁이 기업에 더 많은 유연성을 주면서 실업률은 낮추고 경쟁력은 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반면 개혁안 반대자들은 노동법 개혁안이 노동자 권리를 침해하고 기업에만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시위행진으로 2명이 다치고 18명이 체포됐다.
◆ 최루가스와 물대포 휘날린 터키 탁심 광장…시위대 207명 체포·물대포 맞아 1명 숨져
터키 탁심 광장에선 노동절을 맞아 시위대 수천 명이 몰리고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휘날렸다.
탁심 광장은 터키 이스탄불의 상업·관광·유흥 중심지이자 지난 1977년 노동절 날 시위대 34명이 희생된 상징적 장소다.
이날 시위 참가자 1명이 물대포를 맞고 숨지고 시위대 207명이 체포되는 등 터키 당국은 시위대를 강경진압했다. 같은 날 경찰 2만4500명이 근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터키 서부 이즈미르 지역에서 집회가 허용된 장소임에도 경찰이 시위대에게 몸수색을 집행해 격렬한 항의를 불렀다.
터키에선 최근 쿠르드 혹은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련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와의 국경 근처 터키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 경찰서에선 자동차 폭탄테러가 나면서 노동절 기념 행진이 취소되기도 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경찰은 노동절 시위대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한 IS 대원을 체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 독일에서 노동절은 '봄의 축제'…평화적 시위 행진하며 휴일 기념해
30일 저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노동절 행진에 2300여 명의 시위대가 참여했다고 독일 방송국 DW-TV가 보도했다.
프렌츠라우어 베르크 지구 마우어파크에서 시위대 1500여 명이 평화적 시위에 참여하는 동안 베를린 자치구 노이쾰른 지구에도 군중 760여 명이 모였다.
독일 현지 경찰 대변인은 올해 노동절 시위가 이전 연도보다 비교적 평화로웠다고 평가했다.
다만 함부르크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지고 정부 차량에 불을 피우는 등 산발적 폭력이 보고되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독일에서 노동절은 축제이기도 하다. 유럽과 북유럽에선 4월 30일이나 5월 1일 '발푸르기스'이라는 축제를 여는데 바로 이날이 노동절과 겹치기 때문이다.
미군 신문인 '스타스 앤 스트라입스'에 따르면, 독일은 노동절 축하 행사를 오후부터 한밤중까지 진행한다.
30일 저녁 시민들은 도심 클럽이나 정당 건물에 모여 음식에 포도주와 맥주도 곁들여 먹으며 노동절 휴일을 기념한다.
또 광장에 세우는 높은 기둥을 꽃 또는 리본으로 장식해 그 주위에서 춤을 추는 '5월제'를 즐기기도 한다.
◆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선 정부 고위공직자가 노동절 "축하" 성명
쿠바 현지 매체 아바나타임스에 따르면 노동절을 맞아 아바나에 시민 60만 명이 결집했다.
다른 나라에서 군중은 노동절 행진을 통해 자신들의 노동권리를 요구하지만, 쿠바인들은 카스트로 정부와 그의 정책 지지를 표명한다.
이날 아바나 혁명광장 호세 마르티 기념관에서 열린 연례 행진에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과 고위 공직자들이 참여해 지지를 호소했다고 독일 dpa 통신은 전했다.
울리세스 길라르테 쿠바 노동조합총연맹(CTC) 총서기는 "쿠바 전역을 비롯 이 자리에 있는 민중들과 함께 노동절을 축하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런 행사는 쿠바 동북부 올긴, 동남부 산티아고데쿠바 등 쿠바 내 다른 시가지에서도 열렸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따르면 아바나의 노동절 행사는 해외(쿠바 동맹국) 관광객 2000명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부른다.
행진 참여자들은 라울 카스트로와 피델 카스트로 뿐 아니라 쿠바 정부의 친밀한 동맹이었던 고(故)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담은 포스터를 들고 거리를 걸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 오바마 이민개혁 중단위기 미국…활발한 시위 벌어져
'이민 개혁 행정 명령'이 전면중단될 위기를 맞으면서 미국에서도 노동절을 맞아 활발한 시위가 열렸다.
불법 이민자 추방 유예를 골자로 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민 개혁 행정 명령'은 대법관의 이념적 구성이 4대4로 양분되면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노동절을 맞아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대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고 이주민과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며 거리를 점령했다.
멕시코에서 온 이주민 노동자 노베르토 귀테레즈(46)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노동자의 요구사항을 듣고 노동자가 더 나은 직업을 바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공화당 대선 유력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경계벽을 쳐야 한다고 말하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여성카드'를 쓴다고 하는 등 차별 발언을 해왔다.
지난달 트럼프는 "솔직히 클린턴이 남자였다면 5%의 표도 못 얻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가 밀어붙이는 유일한 카드가 '여성 카드'"라고 공격했다.
미국 시애틀에서는 2일 경찰관 1명이 돌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는 등 5명이 다치고 지난밤 폭력 행위 등으로 시위 참가자 9명이 체포됐다.독일 베를린에서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수만 명의 시위대들이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Photo by Carsten Koall/Getty Images)2016.05.0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이 깃발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Photo by Corentin Fohlen/Getty Images)2016.05.0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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