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호남 참패 두고 '김종인 책임론' 본격 제기

편집부 / 2016-04-28 18:11:03
강기정 "김종인 셀프공천으로 망한 선거"<br />
김성주 "김종인 방문할 때마다 셀프 공천논란 공격 받아"<br />
문재인 호남 방문 "판세 뒤집혔다" vs "방문 자체는 문제 안돼"
△ 호남 총선 평가 토론하는 더민주 의원들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참패를 한 것과 관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책임론이 28일 본격 제기됐다.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민주의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 토론회에선 더민주 지도부의 전략 부재 등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전주 덕진에 출마, 낙선한 김성주 의원은 발제를 통해 "김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2~3번 지역에 방문했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셀프 공천논란, 5공 국보위 참여 논란으로 올 때마다 공격의 단골 소재가 됐다"고 개탄했다.

광주 북갑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된 강기정 의원은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지도부의 성찰이 있어야 한다. 김 대표가 최근 광주를 찾았는데 (외면한) 광역의원들이 '너희 하는 것보고 얼굴 봐줄까'라고 하는 것인데 얼마나 창피한 일이냐"며 "이번 선거는 정확하게 필리버스터라는 것으로 기세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셀프공천으로 정확히 망한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여론조사를 보면 셀프공천을 했던 3월 4째주에 셀프 공천을 하고 호남을 전략공천하면서 지지율이 급전직하했다"며 "객관적으로 이번 선거를 들여다볼 때 우리 당이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깊게 했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지난 월요일 광주를 찾았는데 '셀프공천 문제가 제일 컸다'라는 반성 하나 안하고 어디서 (광역의원들에게) 오가라고 하니 (이들이) 안 간 것이고 (김 대표가) 공천권을 줄 사람도 아니"라며 "그런 반성도 없이 제1당이 되니 호남의 패배는 책임도 없다는 태도와 모습을 보였다"고 날을 세웠다.

전남 나주·화순에 출마해 낙선한 신정훈 의원은 "지도부가 민주성 등을 완전히 상실하고 비대위라고 하는 것에 안주해서 좀 폭력적이었다"며 "강기정·정청래 의원 컷오프가 일부에게는 시원함을 줄지 모르겠지만 기존 민주당의 패권적인 모습을 이 지도부가 보여주는 것 아니냐. 또 셀프공천 과정에서 김종인 지도부에 대한 실망들이 고착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의 셀프공천 파동 외에 지도부의 전략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발제를 맡은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는 "더민주가 호남유권자 변화에 너무 둔감했던 측면이 있다"며 "호남의 다양한 유권자 집단에 대응한 맞춤형 전략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당무 거부가 결국 호남민심의 이반으로 가져왔다는 자료도 제시됐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호남 주요 지역의 여론조사를 보면 3월25일부터 변곡점이 생긴다"며 당시 김종인 대표의 당무거부를 패배의 주요인으로 봤다.

안 대표는 "더민주의 호남 참패는 공천참사에 따른 공조직 분열과 호남에 대한 정책 및 전략 부재, 비례대표 파문, 정준호 파문, 무기력한 선대위와 김종인 위원장의 독선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발제를 맡은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는 더민주의 정체성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기존의 야당이 고수하고 지켜왔던 이념적인 스텐스와 정책노선의 상당부분을 더민주가 포기했다"며 "(유권자들이) 우리 당, 나의 당이라는 의식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도 원인이라는 목소리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맞붙기도 했다.

오 교수는 "호남 지역 유권자들이 문 전 대표에 대해 비호감을 표명한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었다"며 "(더민주 참패의 원인 중) 30∼40% 정도는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으로 선거 판세가 뒤집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문 전 대표의 호남 1차 방문 직전까지 광주지역 판세는 적어도 더민주가 2, 국민의당이 6곳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방문 이후 광주에선 1대 7로 전남지역은 3대 7로 기울어졌고 2차 방문 이후 0대 8로 싹쓸이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라는 묵직한 의제를 던지니 선거 쟁점이 문 전 대표에 대한 신임 여부로 바뀌었다"며 "모든 쟁점이 다 휩쓸렸고 구도가 단순화됐다"고 꼬집었다.

반면, 김성주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방문으로 선거 프레임이 정동영대 문재인으로 갔다"면서도 "문 전 대표의 방문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그간 더민주 안팎에선 김 대표의 총선 역할론을 두고 여러 이견이 표출됐다. 하지만 더민주가 다음달 3일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호남 참패에 대한 김 대표 책임론이 본격 제기되면서 당내 갈등은 아물지 않고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신정훈, 강기정, 김성주 의원. 2016.04.28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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