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옥시 신현우 전 대표 소환…첫 피의자 소환

편집부 / 2016-04-25 15:30:07
신현우 전 대표 외 핵심 연구원 등 소환<br />
유해성 인지 여부 등 집중 조사 방침
△ 바닥에 떨어진 옥시

(서울=포커스뉴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검사)은 신 전 대표에게 26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신 전 대표와 함께 지난 2001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가습기 살균제 개발에 참여했던 옥시 연구소 선임 연구원 최모씨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도 함께 소환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후 업계 관계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은 신 전 대표가 처음이다.

신 전 대표는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처음 제조할 당시 최고경영자로 근무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제작 경위와 유해성 인지 여부, 은폐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사망 94명·상해 127명) 총 221명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사람은 177명(사망 70명·상해 107명)이다.

다른 업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피해자를 배출한 셈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옥시 측 인사담당 실무자 김모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김 상무를 통해 옥시 측의 회사 구성과 보고 체계 등 당시 실무 담당자에 관한 정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1일에는 옥시 측 민원 업무 담당자 2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동안 옥시 측이 피해자들의 피해 접수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 이를 알고도 묵살했는지 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처럼 검찰의 칼이 옥시를 겨냥하자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이들도 입을 열었다.

옥시는 21일 입장자료를 배포하고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간 어렵고 복잡한 사안의 진상 파악과 동시에 고통받고 계신 모든 분들을 위한 해결방법을 찾고자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해자의 고통과 아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통감하며,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옥시의 의무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 “다른 기업들이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옥시도 계속 모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환자와 가족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논의와 대화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옥시 측은 최근 불거진 사건 수사 관련 자료와 피해 사실 은폐 의혹 등에 대해 “최근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회사 정책상 이러한 의혹 관련 행위들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이들 살균제 원료를 제조한 SK케미칼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화학물질 취급설명서)에 해당 원료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이를 유해물질로 분류했다.

물질안전보건자료에는 “이 제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경고도 들어가 있었다.

해당 자료는 SK케미칼을 거쳐 약품 유통업체와 가습기 살균제 제조납품업체, 판매업체 등 순으로 전달됐다.

특히 옥시의 경우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제품 겉면에 “살균 99.9%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구까지 적어 넣은 만큼 검찰은 허위로 안전성을 강조한 업체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들은 “법률상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관할 의무가 없어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어려웠고 PHMG가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또 “극히 낮은 농도에서의 흡입독성은 문제되지 않고 쥐를 이용한 실험결과를 사람과 연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옥시레킷벤키저 측은 이같은 주장을 입장하기 위해 검찰에 자사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이 폐손상 발병과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실험은 서울대학교 실험실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됐고 이후 김앤장의 법률 자문을 거쳐 검찰에 결과를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보고서의 실험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최근 서울대 연구진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옥시 측이 제품의 유해성이 담긴 보고서를 제외한 뒤 유리한 보고서만 제출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및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옥시 상품 불매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16.04.25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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