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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 본점에 걸린 KDB 산업은행 로고 |
(서울=포커스뉴스) 조선·해운 등 대규모 부실 기업을 정리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자본확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간 불거져 나온 정치권의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한 산업은행의 첫 공식입장이다.
27일 저녁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정책기획부문 업무설명회에서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 부문장(부행장)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필요치 않다고 예단할 수 없다"며 "조선업의 구조조정 범위와 속도에 따라 자본확충 수준과 여부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조선업이 산업은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 조선3사(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며, 국내 조선업 전반에 대한 경영 컨설팅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서 중소조선사에 대해선 통폐합과 매각 원칙 하에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현재 조선업체의 순손실이 큰 데다 전 세계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산업은행의 자본확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작년 말 조선업체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3조5271억7300만원) 현대중공업(-1조5480억5700만원) 삼성중공업(-1조2520억4000만원) STX조선해양(-7245억5400만원) 대선조선(-453억7700만원) 등이며SPP조선은 2014년 -3300억7900만원(잠정치)을 기록했다.
자본확충이 이뤄질 경우 산업은행은 한국은행의 자본금 출자, 신종자본증권 등 후순위채 인수 방법이 이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행장은 "여당이 주장한 한국은행의 산업은행 산금채 매입은 자본확충이 될 수 없다"며 "자본금 투자나 신종자본증권 등 후순위채 인수 등 한 가지나, 두 가지 방안이 혼합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갈 확률을 고려하더라도 자본확충이 필요친 않다는게 산업은행의 입장이다. 이대현 부행장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가도 두 기업의 부실을 흡수할 여력이 있다"며 "작년 산업은행이 낸 1조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에 현대상선의 부실이 포함돼 있다. 한진해운도 산업은행의 이익으로 커버가 가능한 수준 "이라고 말했다. 작년 산업은행은 영업익 1조2000억원 적자, 당기순익 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부행장은 산업은행의 순익 구조가 매년 5000억원씩 나도록 설계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매년 평균적으로 1조원씩 당기순익을 낼 수 있다.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으로 현재는 순익 5000억원이 날 수 있는 구조다"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한진해운이 산업은행에 자율협약(공동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산업은행 본점 건물에 KDB 산업은행 로고가 적혀 있다.2016.04.25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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