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의 관계 설정·협상력 갖춘 인사 필요<br />
계파간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판세 예측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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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정책 의총 |
(서울=포커스뉴스) 20대 국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5월 중순쯤 선출될 더민주의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의 첫 원내대표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제1당의 원내대표라는 무게감도 있기에 어느 때보다 원내대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벌써부터 당 안팎에는 여러 인사들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내대표는 3선급이 맡는다.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협상을 벌이는 상대 당이 있기에 노련미가 필요한 탓이다.
이번에 새로 원내사령탑이 될 인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국민의당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당과의 경쟁과 연대의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원만하게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들을 보면 4선급으로는 강창일·설훈·안민석·조정식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3선급 의원들은 김영춘·민병두·안규백·우상호·우원식·윤호중·이상민·정성호·홍영표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내대표에 눈독을 들이는 이들 다수는 자신이 원만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하면서 출마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강창일 의원은 22일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려고 한다"며 "상대인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모두 (원내대표로) 4선 의원들이 나온다고 하는데 격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상대측에서 3선이 원내대표로 나온다면 (우리 당도) 3선에게 (원내대표를) 주겠는데 저쪽이 4선이 원내대표를 한다면 우리도 4선 의원이 나서야 한다"며 "제가 계파도 없고 국민의당과의 관계도 있기에 주위에서 원내대표로 나서야 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설훈 의원 역시 원내대표 경선 출마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좀 논의를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으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최종 출마 문제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3선급 의원들 가운데서도 출마에 대한 의지가 강한 인사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민병두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원내1당이고 야당이다. 이중적인 지위인데 정치적으로 어려운 숙제를 갖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민생경제 노선을 관철이라는 숙제를 해결하는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또 "정치적 안정감도 보여줘야 하고 당내 갈등의 분란에 가지도 않아야 한다"며 "저는 전략파트, 정책파트에서 일을 했지만 이제 전면에 나서 숙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다"면서 "저는 우리 당을 민생제일주의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활동을 해왔다. 색깔이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원내대표에 자신이 최적의 인물임을 피력했다.
일부 인사들은 아직까지 출마를 고심하고 있었다. 안규백 의원은 "지금 의원들을 만나 여론을 듣고 있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3당 체제이기에 화합과 타협, 소통이 필요한 사람이 (원내대표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격 요건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협상력을 가진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저는) 거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을 여러 의원들과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꾸준하게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도 있다. 윤호중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없고 다른 분들이 거론하고 있다"며 "아직 (출마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20대 국회의 첫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반대로 여당과 제3당인 국민의당에 끌려다닐 경우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
이런 장단점이 있음에도 출마 의지를 불태우는 인사가 넘쳐나지만 아직은 누가 선출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계파간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인지 여부다. 그간 야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간 대리전 양상을 보여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도 계파간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경선판 자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의 상임위원회 배분을 비롯해 원구성 협상 등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주요 계파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자리다.
만약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갈 경우 조만간 예정된 전당대회에 앞서 당내 역학구도를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이 호남 참패로 전면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계파간 대립이 아닌 전략적인 제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12년 전당대회에선 이해찬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각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 자리를 나눠갖는 이른바 '이-박 담합'을 이뤄낸 바 있다.
또한 일부 후보들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관심이 모아지는 그룹은 '통합행동'이다.
지난해 9월 결성된 ‘통합행동’에는 당내 중진급 의원들이 다수 포진돼 있는데 당 대표 후보군과 원내대표 후보군들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다.
통합행동 내부에서 교통정리를 이뤄낸다면 경선 구도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조만간 만나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구도가 조만간 갖춰지기에 더민주의 원내사령탑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당내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문재인(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15.11.12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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