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부 "삼성이 세탁기 화재 사고 은폐 시도했다"

편집부 / 2016-04-21 07:21:56
"처음 보는 남자 둘이 타버린 세탁기 싣고 갔다"<br />
삼성 관계자 "불이 난 지 사흘 후에야 알았다"<br />
세탁기 수거하도록 허락했는지가 논란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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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호주에서 삼성 세탁기 화재가 계속 일어나는 와중에 리콜 대상이 아닌 삼성 세탁기에서 지난 3월 18일 불이 났다고 주장하는 소비자가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시드니 서부 콜리턴에 사는 패트리샤 보그(41)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보그는 삼성이 사고를 은폐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 여성의 사연은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은 이 화재 사고를 ‘콜리턴 화재’라고 부르고 있다.

보그는 지난 3월 18일 자신이 사용하는 삼성 세탁기에서 불이 나 세탁실을 몽땅 태웠다고 확신하고 있다.

보그는 불이 난지 사흘 뒤, 하얀 승합차를 타고 온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두 명을 봤다. 이들은 타다 만 세탁기를 사진 촬영한 뒤 타고 온 차에 세탁기를 포장해 싣고 떠났다. 때문에 보그는 이들이 화재 원인을 파악하려고 소방서에서 나온 소방 관계자일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행동거지가 조금 수상했다고 세탁기 주인은 말했다. 보그는 "누군지 알 수 없는 남자 둘이 허락 없이 내 세탁기를 가져갔다"며 "훔쳐가는 것처럼 쉬쉬하면서 세탁기를 옮겼다"고 말했다.

보그의 세탁기는 시드니 홈부시에 자리한 현지 삼성전자 창고로 옮겨와 있었다. 외신은 삼성 관계자도 이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화재사고 직후 빅터 도미넬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시민권부 장관은 앞서 리콜 대상으로 지정한 삼성 세탁기 6가지 모델에 이어 7번째 리콜 모델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화재의 원인이 세탁기가 아니라는 보고서 3건을 검토한 뒤 리콜 모델명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관들은 불이 난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세탁기가 화재의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보그가 사용한 세탁기는 리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지 삼성 관계자는 콜리턴 화재 발생 사흘이 지나서야 보그의 세탁기가 타버린 사실을 알았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전했다.

삼성은 보그가 자신의 세탁기 수거를 허락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보그는 세탁기를 가져가도 된다는 허락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보그가 불이 나 타버린 자신의 세탁기를 삼성 측에 가져가라고 허락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른 목격자인 J&B 직원은 "월요일 정오 즈음에 이미 세탁기가 사라지고 없었다"고 말했다. J&B는 현지 주택임대·주거관리 업체다.

현지 삼성 기술자들은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보그의 세탁기를 3월 27일과 28일 이틀간 분해해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삼성전자는 화재의 원인이 세탁기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화재 발생 11일이 지난 29일, 소방 전문가와 현지 구조대원, 공정거래위원회 전문가가 보그의 세탁기가 놓여 있는 삼성 창고에 모여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진상조사에 참여한 조사관들은 불이 난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전자제품 포렌식(법 과학) 20년 경력의 피터 하트 교수는 "화재 원인으로 기계 결함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조사 보고서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유일한 단서는 '세탁기 내장 전기 장치'였을 것이라고 하트 교수는 강조했다. 하트 교수는 "전자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난 원인을 알아낼 수 있는 부품마저 훼손돼 잘못된 결론을 내릴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러미 후트렐 뉴사우스웨일스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이 조사를 하기 전에 세탁기를 빼돌려 공정한 조사를 방해했다"며 "화재의 원인을 결국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화재 원인은 불명확하나 보그의 삼성 세탁기는 화재의 원인이 아닐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진실을 규명하려는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2013년 4월, 호주 당국은 방수 불능과 화재 유발 등을 이유로 삼성 통돌이 세탁기 6종을 리콜 대상으로 지정했다. 현지 삼성전자는 리콜 대상 세탁기 14만4451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수리를 했고, 나머지는 교체하거나 환불 조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호주에서 리콜 대상으로 지정한 삼성 세탁기의 모델명은 △SW75V9WIP/XSA △SW65V9WIP/XSA △SW70SPWIP/XSA △SW80SPWIP/XSA △WA85GWGIP/XSA △WA85GWWIP/XSA이다.40대 호주 여성이 리콜 대상이 아닌 삼성 세탁기에서 불이 났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현지 삼성전자가 화재 원인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출처=페어팩스미디어 갈무리> 2016.04.21 손성배 기자 40대 호주 여성이 리콜 대상이 아닌 삼성 세탁기에서 지난 3월 18일 불이 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2013년부터 호주에서는 삼성 세탁기 6종을 리콜 대상으로 지정해 수리하거나 교환·보상하는 절차를 진행해왔다. <사진출처=페어팩스미디어 갈무리> 2016.04.21 손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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