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관계자 "20대 국회 장애인 의원 없어"<br />
20대 총선서 장애인 비례 상위순번 배치 전통 무너져<br />
장애인단체 인정 '역대 장애인 국회의원'은 9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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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제36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어김없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보호의 목소리가 높지만 장애인 정책과 법안을 다룰 입법기관인 국회에 이들을 대변하는 이들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 당선자 300명 가운데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은 새누리당의 심재철·김재경 의원과 이종명 당선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총 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MBC 기자 시절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지체장애 3급을 받은 심 의원은 5선 고지를 달성했고, 지체장애가 있는 검사 출신의 김재경 의원은 4선에 성공했다.
대한장애인다트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변호사 출신 이상민 더민주 의원도 지체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는 새누리당 2번을 받은, 육군 대령 출신 이종명 당선인은 지난 2000년 비무장지대 수색 중 부상당한 후임병을 구하려다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고 지체장애인이 됐다.
이처럼 20대 국회에 4명의 장애인 국회의원이 있지만 장애인 단체는 이들을 장애인을 대변할 '선량'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야는 비례대표 상위권에 여성과 장애인을 배치해 왔다.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비롯한 권익향상 차원인 셈이다.
지난 1995년 15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이성재 의원이 선출, 첫 장애인 비례대표 당선자가 됐다. 16대 총선에선 장애인 비례대표 당선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17대 국회에선 장향숙·정화원 의원, 18대 국회에선 곽정숙·이정선·박은수·정하균 의원, 19대 국회에선 김정록·최동익 의원이 활동했다.
그렇지만 4.13 총선에선 이 같은 모습이 사라졌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19대 국회의 53석에서 47석으로 줄고 3당의 출현으로 각 당의 당선권 순번도 앞당겨지면서 철저하게 전문직을 우선 순위에 올려놨다.
물론, 새누리당은 비례 2번에 이종명 당선인을 올려놨지만 엄밀하게 장애인 몫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배치한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은 이 당선인에 대해 안보 전문가이자 스토리가 있는 감동인사로 분류하고 영입했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20일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봤을 때 20대 국회에 장애인은 단 한명도 없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즉, 현재 4명의 장애인 국회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이 장애인의 권익과 처우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자신들을 대표할만한 정치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보여주기' 행태는 더욱 장애인 단체들을 낙담케했다. 20대 총선에서 여야는 이종명 당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비례대표 배정을 추진했다. 새누리당은 한정효 제주도 신체장애인복지회장을 비례대표 41번에 배정했고 국민의당은 16번에 장애인 인권운동가인 정중규씨를 배치했다.
그러나 이들의 순번은 애초부터 당선권과 거리가 멀었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보여주기 행보로 읽힌다.
장애인단체는 15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성재 전 의원을 비롯 총 9명의 비례대표 의원들만을 역대 장애인 국회의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비례대표 출신의 장애인 국회의원들로 인해 장애인 정책의 논의가 활발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따라 장애인 정책의 발전 또는 후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범장애계총선연대 회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장애인 정치 참여보장을 위한 범장애계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2016.04.06 조종원 기자 (왼쪽부터)새누리당 심재철·김재경 의원, 이종명 당선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출처=포커스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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