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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국립극단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한국 근대 사실주의 희곡의 대표작 '혈맥'을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선보인다.
이 작품은 사실주의 희곡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김영수 작가의 대표작이다. 김 작가는 1947년 광복 직후 성북동 방공호 주민들의 삶을 배경으로 심각한 빈궁에 시달렸던 우리 역사를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한 시대의 종막과 새 시대의 도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영화화돼 대종상 및 청룡영화상을 휩쓸기도 했다.
광복 직후인 1947년, 나란히 늘어선 세 개의 주인 없는 방공호에 도시 빈민들이 둥지를 튼다. 주민들의 공통된 소망은 단 하나 '거지 움 같은 이 땅굴생활'을 하루 빨리 청산하는 것이다. 좁디좁은 방공호의 주인이 되기 위해 문패를 달고 가난을 벗어나는 일은 영어밖에 없다며 자식을 다그치는 그들의 모습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고난의 상황 속에서도 결국 가족이라는 구심점으로 돌아온 이들이 우리를 향해 혈맥으로 이어진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작품 발표 후 7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짙은 감동을 안겨줄 이번 무대는 '황금용', '리어왕' 등 원작에 대한 치열한 탐구와 군더더기 없이 텍스트에 충실한 연출로 각광받아온 윤광진 연출이 맡았다.
윤광진 연출은 이번 작품 '혈맥'에 대해 "우리가 잊어버린, 사라진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작품"이라며 "과거를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70여 년 전 이 땅 위에 분명 실존했으나 사라져버린 우리 가족과 이웃에 대한 기억을 담은 '혈맥'은 그 시대가 오늘날 무대 위에 등장한다는 자체로서 큰 의의를 가진다. 땜쟁이, 담배행상, 고등룸펜, 구루마꾼 등 다양한 직업군들은 작품 속에서 생동감 있게 무대화되고 사실적인 소품은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번 무대에는 대한민국 연극계를 든든하게 받쳐 온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 한다. 지난해 '리어왕'에서 광기 어린 연기로 명동예술극장을 사로잡은 장두이가 무뚝뚝하면서도 속정 깊은 깡통 영감을 선보인다.
또한 2015년 국립극단 최대 화제작인 '시련 The Crucible'에서 댄포스 부지사 역을 맡아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이호성이 털보 영감 역에 캐스팅됐으며 '그림자 아이', '세자매'에서 호연을 선보인 배우 황연희는 미스터리함을 가진 청진계집과 내레이터 역을 동시에 맡아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혈맥'은 오는 20일부터 5월1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만 13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티켓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5000원, A석 2만원이다.'혈맥'에서 '털보 영감'역을 맡은 배우 이호성(왼쪽)과 '깡통 영감'역을 맡은 배우 장두이.<사진제공=국립극단>연극 '혈맥' 포스터.<사진제공=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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