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망각과 치유]⑦ "별이 된 친구에게"…스무살 청년들의 2주기

편집부 / 2016-04-16 08:34:56
'희생 학생들과 동갑' 20세 청년들이 보는 세월호 2주기<br />
"잊기엔 너무 이르다"…"계속되는 집회, 피로감 느껴"<br />
4‧13 총선서 한표…"문제 제대로 해결 해달라" 당부
△ 세월호

(서울=포커스뉴스) "세월호 참사 2주 전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고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비슷한 추억을 하고 있었겠죠."-김도윤(19‧여·동국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씨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갇혀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당시 18세였다. 2년이 지난 지금 희생 학생들의 친구들은 20세(만 19세)가 됐다.

고등학생 신분을 벗고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한 이들은 이번 4‧13총선에서 첫 선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들이 보는 지금의 세월호는 어떤 모습일까.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올해 20세가 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 "일어나선 안 됐을 일…잊혀져선 안 돼"

안지은(19‧여‧한서대)씨는 올초 경기 안산고를 졸업했다. 단원고와 같은 지역에 있다보니 초등학교 동창 중에도, 친구의 친구 중에도 희생자가 있었다.

안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와 다르게 2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대학을 다니는 그는 "학교 주변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내용은 접한 적이 없었다"며 "계속 친구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국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는 이경규(19)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 중이었다. 세월호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접한 건 지난해 말, 국내에서 대입 논술을 준비하면서다.

이씨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답답해졌다.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대학 선배와 함께 참석할 계획이다.

정부의 대처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서모(19‧여‧한국외대)씨는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묻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제대로 진상조사와 피해자 보상조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추모는 자유…강요하는 분위기 없어야"

반면 이제 그만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유모(19‧동국대 경제학과)씨는 "유족이나 시민단체에서 진상을 밝히라고 하는데 어떤 것을 더 밝히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당시 정부의 잘못도 분명 있었지만 어찌됐든 특별조사까지 끝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세월호 참사 이후 유씨는 서울과 안산 지역 못지않은 집회를 접했다. 처음에는 함께 분노하고 슬펐지만 계속되다 보니 점점 지치게 됐다.

그는 2주기 추모식에 대해 "추모 분위기 자체는 문제없지만 참여하고 싶은 사람만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무리하게 추모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불편하다"고 했다.

박모(19‧여·홍익대 경영학과)씨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박씨는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16일이 세월호 참사 2주기임을 알아챘다. 그는 "내일을 그냥 토요일로 아는 친구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사실 세월호라고 하면 아직도 슬픈 느낌이 강한데 지금은 마냥 슬픈 것 같지 않다"며 "세월호를 추모하는 것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 4‧13 총선 첫 선거권…"상황 해결하라" 한 목소리

분분한 의견 속에서도 국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모였다. 만 19세를 넘긴 이들은 지난 13일 첫 선거에 참여하면서 하루 빨리 상황이 해결되길 바랐다.

김도윤(19‧여·동국대 정치외교학과)씨는 세월호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다들 세월호를 이야기 하지만 정작 뭘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말은 없다"며 "국회의원 선거 후보들이 세월호 참사를 고작 표몰이에 활용해서야 되겠느냐"며 분개했다.

이어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희망을 갖게 됐다.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큰 원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강수지(19‧여·이화여대 국제통상학과)도 같은 생각을 밝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가족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세월호에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 정부와 국회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씨는 "명확한 진상규명이 먼저 됐으면 좋겠다. 지금 특조위가 있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정부가 뭘 말해도 못 믿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국회에서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고 관련자들을 제대로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서울=포커스뉴스) 세월호 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 마련된 '별이되다' 추모 전시관 벽면에 노란 리본 조형물이 붙어 있다. 2016.04.15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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