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일처제는 도덕률 때문?…"성병 막기 위해 발전"

편집부 / 2016-04-14 12:42:07
집단규모 커지면서 성병 전염 가능성도 ↑<br />
"사회규범과 자연환경은 분리 발전하지 않았다"
△ 결혼

(서울=포커스뉴스) "사랑은 도덕이 아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책 <결혼과 도덕>을 읽은 사람이라면, 현대사회가 불문율처럼 여기는 '일부일처제'에 의문을 던져볼만하다.

이러한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부일처제는 인류가 도덕률이나 낭만적 동기 때문이 아니라 '성병을 막기 위해서'라는 지극히 실용적인 이유에서 발전시켜온 제도였다는 것이다.

연구는 왜 유독 인간 사회에서 일부일처제가 강제되는지에 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늑대, 여우, 수달 등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동물도 있긴 하지만 인간 사회만큼 일부일처제가 강요되는 곳도 없다.

일부다처제에서 남성이 더 많은 부(재생산)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려봐도, 인류가 오랫동안 일부일처제를 고집해온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왜 일부일처제가 생겨났는지 설명하기 위해 수학적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통해 인류 집단 크기와 성매개감염증(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TI), 그리고 사회적 규범(일부일처제·일부다처제) 간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했다.

먼저 연구진은 STI가 매독이나 클라미디아(비임균성 요도염을 일으키는 원인), 임질 등 성병을 일으켜 여성의 불임 확률을 높이고 인구학적 변인을 부른다는 사실을 가정했다.

그 결과, 소규모로 흩어져 사냥했던 초기 인류는 소수 남성이 다수 여성을 독점해도(일부다처제) STI가 확률적으로 점차 소멸했다.

그러나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면서 지역사회 크기가 커지고 집단 간 접촉이 늘어나자 STI는 급속하게 전염됐다.

이때 일부일처주의자는 STI에 덜 노출되면서 일부다처주의자보다 더 우위에 섰고, 이러한 상황은 사회적 규범제도를 점차 일부다처제에서 일부일처제로 변화시켜왔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캐크리스 바우흐 응용수학교수는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는 전염병 확산이 사회적 규범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사회규범은 자연환경에서 일어나는 일과 분리돼서 발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일부일처제는 인류가 성병을 막기 위해 발전시켜온 제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Photo by Kevin Frayer/Getty Images) 2016.04.14 손인해 기자ⓒ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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