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1226차 정기집회<br />
고등학생 500여명 참석해 아픈 역사 함께 곱씹어<br />
위안부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집회 참석 앞서 투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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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26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
(서울=포커스뉴스)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한창인 1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어김없이 제1226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의 첫 연사로 나선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주임교수는 "1975년 4월 인혁당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단 5분도 집회를 열지 못했다"며 "누군가는 수요집회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지만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모인 여러분도 세상을 바꾸는데 작은 역할을 하신 것"이라며 집회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오늘은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투표하고 왔으리라 생각한다"며 "선택받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해결을 위해 힘써주기를 바라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로, 힘으로, 연대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협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시민 1000여명(경찰 추산 700여명)이 참석해 지난 2011년 12월 14일 열린 제1000차 정기 수요집회 이후 가장 많은 참석자가 모인 집회로 기록됐다.
특히 경기 부천과 남양주, 충남 예산과 천안 등 지역 고등학생 500여명이 참석해 주의를 끌었다.
윤 대표는 "이렇게 많은 학생들을 정말 오랜만에 본다. 만약 김복동 할머니의 눈이 나쁘지 않으셨다면 얼마나 벅차하셨을지 모르겠다"며 "아직 투표권은 없지만 학생들도 언젠가는 한표를 행사하게 될 것이다. 부디 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 부천 부명고 3학년 안주원(18)양은 "이 순간 누군가는 소녀상 철폐를 요구하고, 누군가는 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가장 힘이 돼야할 누군가는 도리어 이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며 마무리지으려 한다"며 "앞으로 살아있는 역사를 배워 할머니들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천 중흥고 3학년 이은수(18) 학생도 "오늘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자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많이 배워 깨어있는 어른, 적극적인 어른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김복동(91)·길원옥(89) 두 위안부 할머니들도 참석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오늘이 국회의원 선거날이다. 한 사람이라도 빠짐없이 투표해서 일본의 아베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배상할 수 있도록 일할 사람들을 뽑아달라"고 참석한 시민들에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앞서 김복동·길원옥 할머니는 이날 오전 10시 35분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제4투표소가 위치한 경성고등학교를 찾았다.
아흔을 전후한 두 할머니는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손영미 위안부 쉼터 소장 등 도움을 받아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할머니들은 기표소 안에서 투표 칸에 맞춰 도장 찍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이내 투표를 마치고는 "투표 한 두번 해보나"며 기분 좋게 웃었다.
투표 안내원 이승은(43·여)씨는 "할머니들이 거동이 불편함에도 투표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뭉클했다"며 "위안부 문제 때문에 많이 힘드실 텐데 20대 국회에서는 이 문제가 꼭 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할머니들이 몸이 불편하신 데도 투표 의지가 강해 모시고 갔다. 할머니들의 의지가 꼭 투표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13일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열린 제1226차 정기 수요집회에 학생 500여명이 참석해 아픈 역사를 함께 곱씹었다. 장지훈 기자 jangpro@focus.co.kr13일 서울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열린 정기 수요집회에 길원옥(89·왼쪽), 김복동(91·오른쪽) 두 위안부 할머니가 참석했다. 장지훈 기자 jangpro@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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