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중상' 위안부 할머니, 국내로 이송…정부 "적극 지원할 것"

편집부 / 2016-04-10 20:51:13
지난달 낙상으로 갈비뼈·골반 등 부러져 '중태'<br />
귀국 요청에 민관 협동…10일 오후 중앙대병원 입원<br />
여성가족부·중앙대 "회복에 적극 지원할 것"
△ 중국 거주 한국 국적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한국 도착

(서울=포커스뉴스) 최근 중국에서 크게 다친 하상숙(89‧여)씨가 국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씨는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로, 유일하게 중국에서 거주해왔다.

하씨는 10일 낮 12시(현지시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5시 50분쯤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하씨는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11일 주민등록을 회복 한 뒤 혈액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고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 하씨 "한국에 가고싶다"…정부·민간 한마음으로 협업

이번 이송작업은 한‧중 정부와 민간 협업으로 이뤄졌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10일 하씨와 가족이 한국에서의 치료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중국 당국과 중앙대병원, 대한항공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사연을 접한 중앙대병원은 지난 3일 박병준 교수(흉부외과) 등 의료진 4명을 하씨가 입원해있는 우한 퉁지(同濟)병원으로 파견했다. 하씨의 건강상태를 검진한 의료진이 국내 이송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내렸다.

이후 일주일 동안 이송작업이 마무리된 후 하씨는 병상에 누운 채 10일 낮 12시쯤 톈허(天河)공항에서 서울행 대한항공 KE881편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당초 이날 비행에 편성된 소형기(B-737)를하씨의 병상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중형기(A-330)로 기종을 바꾸는 등 협조했다.

중국 당국 역시 하씨의 이송 편의를 위해 출국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하씨를 공항 주기장으로 이동시켰다.

이송과정에는 의료진 4명과 여성가족부 담당자 2명 등 총 6명이 함께했다. 하씨의 딸 류완전(劉婉珍·63)씨와 손녀 등 가족 2명도 동행했다.

◆ 17살에 위안부로…귀화 거부하며 고국 그린 소녀

충남 서산이 고향인 하씨는 1남 2녀 중 장녀로 평범한 삶을 살다가 1944년 5~6월쯤 위안부로 강제동원돼 중국 우한까지 끌려갔다. 광복 이후에는 한국에 돌아오지 못해 현지에서 가정을 꾸렸다.

한국을 그리워하며 중국으로의 귀화를 거부해 온 하씨는 50여년을 국적이 없는 채로 살다 1999년 3월이 되어서야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지난 2003년에는 한국에 들어와 2년 7개월간 머물렀지만 연고가 없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하씨는 지난달 15일 이웃과 말다툼을 벌이다 2층 계단에서 넘어져 갈비뼈와 골반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최근 의식을 회복했지만 대화가 힘들 정도로 여전히 중태였다. 부러진 갈비뼈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하씨는 상태가 조금이라도 호전됐을 때 한국으로 가고 싶어했다. 이에 정부와 관계기관은 하씨의 상태를 진단, 10일 하씨를 국내로 이송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할머니를 국내로 모셔 치료할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국의 따뜻한 품속에서 병세가 빠른 시일 내 호전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병원에서의 치료비 6000만원은 여성가족부와 비정부기구(NGO)단체가 부담했다. 여성가족부는 앞으로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치료비를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서울=포커스뉴스) 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가 귀국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영상캡쳐> 2016.04.10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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