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4년만에 전액 자본감액 수백억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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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2011년 포스코가 인수한 영국 등록 법인이 영국의 공시자료 상으로 자산이 전혀 없는 페이퍼 컴퍼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뉴스타파는 8일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k Fonseca)의 내부 자료를 통해 포스코가 지난 2011년 자산이 전혀 없는 영국 등록 법인 2곳을 인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지칭한 문제의 법인은 EPC 에쿼티스로 영국 런던 인근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유한책임회사(LLP)다.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와 포스코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1년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이 회사의 지주회사 격인 파나마 소재 S&K홀딩으로부터 각각 50%(394억원), 20%(157억원)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2014년에는 남은 지분 30% 중 10%를 추가로 인수했으며 모색 폰세카는 EPC 측의 법률대리인 자격으로 이 계약에 참여했다. 포스코는 이 법인의 지분을 사들일 당시 “남미 진출 교두보 마련”을 인수 이유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에 따르면 EPC가 영국의 기업등록관청인 컴퍼니 하우스(Companies House)와 영국 국세청(HM revenue&customs)에 세금 관련 신고를 하면서 스스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라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연간 재무제표와 세금신고서(Tax Return)에 모두 휴면법인라고 기재돼 있다. 포스코가 인수하기 전인 2009년부터 최근까지 자산(고정자산, 유동자산)이나 영업실적이 전혀 없었다고 매년 신고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포스코가 인수한 뒤 이 기업의 실적도 의문 투성”이라며 2013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쳐 자산을 감액한 결과, 포스코건설과 엔지니어링이 552억원을 들여 사들인 EPC는 4년만에 완전히 껍데기 회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을 모두 감액한 직후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S&K가 갖고 있던 지분 30% 중 10%를 추가로 매입했다”며 “자산감액과 지분 추가 인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언론사는 이러한 의문을 밝힐 단서를 포스코가 EPC의 대주주였던 S&K와 맺은 지분 인수 계약서를 통해 찾았다고 밝혔다. 계약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1년 첫 지분 인수 계약 당시 이미 S&K의 지분 100%를 2017년까지 모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뉴스타파는 “2014년 이뤄진 지분 10% 추가 인수도 이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뉴스타파는 사실상의 페이퍼컴퍼니인 이 법인의 추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포스코에 불리한 계약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며 새로운 의문도 제기했다.
이 언론사는 “2017년까지 매입하게 돼 있는 마지막 지분 20%의 경우, EPC의 경영이 아무리 나빠져도 매도자인 S&K는 최초 책정 가격, 즉 2011년 매도가격의 90% 이상을 보장받도록 계약이 설계돼 있었다”며 “심지어 법인이 청산될 경우에도 포스코는 남은 지분 20%를 1272만달러, 우리 돈 148억여원을 주고 인수해야 하는 조건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파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공시내용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동일한 해외 자회사에 대한 공시내용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2012년의 경우, 포스코건설은 EPC의 총자산이 366억여원, 순손실은 1억4000여만원이라고 밝혔는데, 같은 회사에 대해 포스코 엔지니어링은 676억여 원의 총자산과 330억원의 순손실이 났다고 공시했다. 뉴스타파는 “같은 회사인데 같은 회계연도의 손손실 액수가 200배 넘게 차이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포스코는 “EPC 에쿼티스 자회사인 페루 현지법인이 수행하는 발전소 프로젝트의 손실로 EPC 에쿼티스 지분가치가 하락해, 회계기준에 따라 EPC 에쿼티스의 투자주식을 감액 처리했다”고 뉴스타파측에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2011년 최초 인수 계약 당시 포스코건설의 대표이사였던 정동화 전 포스코 건설 부회장은 ‘그런 회사를 모른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며 “정 전 부회장은 2011년 인수 계약 당시 포스코건설 측 대표 자격으로 모색 폰세카에 여권사본까지 제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사진제공=포스코> 2016.03.31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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