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찾아 유세차 오르고 지원유세에 큰절 하기도<br />
文 방문, 약일까? 독일까?…4·13 총선 결과서 文 향후 거취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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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민심 탐방 나선 문재인 전 대표 |
(광주/정읍/전주=포커스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박 2일간의 호남행 일정을 9일 마무리했다.
당 지도부의 우려에도 불구, 광주 방문을 강행했기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고 호남 민심 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문 전 대표의 첫날 행보는 사과와 경청, 해명, 그리고 지지 요청으로 이뤄졌다.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광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 문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민주항쟁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지난 총·대선 패배와 야권의 분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광주가 제게 보내주신 과분한 지지를 잘 알고 있지만 지지에 보답하지 못하고 대선 패배로 실망을 주었으며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며 "광주시민들께서 저에게 실망하고 질책하시는 것은 제가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더민주 후보들에게까지 짐을 지어선 안 된다"며 "그동안 광주를 실망시킨 짐은 제가 다 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시민들을 연령대별로 만나면서 민심을 청취하고 일부 비판에 대해선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광주공원에서의 노년층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전남대학교에선 20대 학생들을 광산구 월곡시장에선 오피니언 리더격인 중장년들과 만났다.
특히, 자신의 거취 문제를 호남 민심과 연결시키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광주 방문을 기점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광주에서 광주정신을 다시 되새기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호남민심이 돌아섰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당 대표를 하면서 호남 바깥에서 좋아진 면이 있고 호남이 무너진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박지원 의원과의 당권 경쟁 과정을 회상하면서 “영남 출신이 후보를 하는 분위기인데 당권까지도 호남이 가지지 못한다면 그것이 주는 상실감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호남 홀대론’에 대해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적극 해명했으며 친노 패권 지적에는 "지난 번 대선주자였고 지금도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를 했는데 제가 막강해야 패권인데 계속 흔들리고 인사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는데 무슨 패권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더민주와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도 재차 요청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안철수 대표 한 명을 빼고 당선될만한 분이 하나도 없다. 다들 미미한 지지율"이라며 "(이들은) 더민주 후보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략적인 투표를 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 정당인 더민주 후보를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이튿날인 9일에는 무등산 문빙정사와 서구 발산마을 경로당을 찾은 문 전 대표는 양향자 광주 서을 후보 등을 만난 후 전북 정읍으로 이동했다. 이날 행보는 지지 요청이 주를 이뤘다.
광주에선 유세차에 한 번도 오르지 않았지만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선 본격적인 지원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전북 정읍·고창에 출마한 하정열 후보의 지원을 위해 방문한 정읍에서 유세차에 오른 문 전 대표는 하 후보에 대해 "제가 당 대표할 때 삼고초려해서 모셨던 최고의 안보 전문가"라고 소개하면서 지지를 청했다.
그는 "호남 분들께 전북도민들께 죄인 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제가 어제 광주를 갔지만 아직까지 호남과 전북에선 단상에 올라 유세를 지원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 단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하 후보를 위해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전주에 위치한 전주대학교 앞에서 열린 전주시 후보 합동 투표참여 캠페인에선 전주에 출마한 3명의 자당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청했다. 단상에서 지원 유세를 마친 문 전 대표는 후보들과 함께 큰절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처음 호남을 찾을 때는 얼굴은 굳어있었고 행보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이후 곳곳에서 자신을 보러 몰려온 인파와 접촉을 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심스럽던 목소리에 간혹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시민들을 만나보면서 총선 전망과 자신에 대한 호남민심의 회복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전 대표가 방문한 곳마다 다수의 인파가 몰리는 등 인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관건은 호남 민심의 반응 여부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방문이 약이 될 것인지 또는 독이 될 것인지가 조만간 선거에서 드러나게 된다.
게다가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문 전 대표 개인의 입장에선 최소 반(反)문 정서 해소만 하더라도 성공적으로 볼 수 있다. 대권행보의 필수조건이 호남민심이기 때문이다.
더민주의 경우 문 전 대표의 방문을 계기로 국민의당에게 다소 밀리고 있는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지 혹은 역풍을 맞을 것인지가 총선 결과와 이후의 야권발(發) 정계개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13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호남민심이 문 전 대표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드러나기에 호남권의 선거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악수 하고 있다. 2016.04.08 강진형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8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서 한 지지자가 문 전 대표를 환영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16.04.08 강진형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8일 오전 광주광역시 5.18 민주항쟁 추모탑을 찾아 무릎을 꿇고 참배 하고 있다. 2016.04.08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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