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망 악화 지속, "중국 경제변화에 부정적 영향"<br />
고가 용선료 계약 조정, 사채권자와 채무재조정 숙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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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_유니티호.jpg |
(서울=포커스뉴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을 KB금융에 넘기면서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6조원에 달하는 부채와 부정적 업계 전망에 현대상선의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조원을 조금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 증권 매각 대금과 자구노력으로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 매각외에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책을 진행했다. 우선 현정은 회장이 300억원을 사재 출연했고 현대아산 잔여지분(33.79%)을 374억원에 현대엘리베이터로 매각, 현대엘리베이터가 증권주식(2.7%)을 담보로 327억원을 현대상선에 대여했다.
벌크전용선사업부도 에이치라인에 매각해 현금 1200억원을 확보하고 4200억원의 부채도 이전했다. 부산신항만지분 40%도 800억원에 매각했으며 현정은 회장 등 이사들도 전원 퇴진하며 구조조정에 힘을 실었다.
먼저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 대금을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현대상선 측은 "현대증권 매각 대금을 당장 돌아오는 만기 채무 상환에는 사용할 순 없다"라며 "현대증권 매각 대금 전액은 산업은행과의 협의하에 현대상선의 운영자금으로 우선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현대엘리베이터 등으로부터 빌린 약 4000억원을 갚고 나머지는 운영자금 또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 등에 쓸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상선이 올해 갚아야할 채무는 9200억원으로, 특히 4월과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각각 1200억원, 2400억원이다.
올해 유동성 위기를 넘긴다해도 내년이 걱정이다.
2015년말 연결기준 현대상선의 자본총계는 2821억원, 부채총계는 5조66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000%를 넘어선다. 정부가 1조4000억원 가량의 선박펀드 자금의 지원 조건으로 부채비율 400% 이하를 제시했는데 이에 턱없이 모자른 상황이다. 특히 현대상선의 총차입금은 4조7700억원으로 선박차입금 1조7900억원을 포함한 금융기관 장기차입금이 2조1900억원에 달한다. 이중 2017년까지 만기예정 회사채는 1조5000억원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현대상선과 자율협약을 개시하면서 자구 노력에 대한 전제를 달았다.
현대상선은 수익성 저하의 고질적 문제인 해외 선주와의 고가 용선료 계약도 책임지고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상선과 외부 자문사인 밀스타인(Millstein & Co) 관계자로 구성된 용선료 조정 실무단은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회사채와 선박금융 등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재조정을 통해 만기 연장이나 출자전환 등도 추진해야 된다. 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의 자율협약은 종료되고, 최악의 경우 워크아웃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해운업계의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최근 중국경제 구조변화 관련 세미나에서 "철강, 석유화학, 해운, 정유산업 등 4개 산업이 중국의 경제 변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해운 부문에서는 원자재 수출입과 관련된 벌크 업계의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불안한 전망을 반영해서인지 현대상선 주가는 4일 오전 한때 2055원까지 하락,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중국~한국~러시아 신규 컨테이너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유니티’호 <사진제공=현대상선>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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