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따내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뇌물<br />
삼성, 현대, 이수, 한화 등 국내 대기업도 연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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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삼성, 현대, 롤스로이스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중동 석유 산업계의 거대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고 '허핑턴포스트'와 호주 페어팍스미디어의 '디에이지'는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나코의 거부 아사니 가문이 운영하는 '우나오일'이라는 에너지 중계업체는 쿠웨이트, 이라크, 알제리, 리비아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국영 석유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수년간 정부 고위 관리 등에게 뇌물을 공여했다.
특히 삼성, 현대, 이수, 한화 등의 국내 대기업도 우나오일을 통해 2008~2009년에 18억달러(약 2조529억원) 상당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규모 비리 사건은 두 매체가 입수한 이메일과 기밀 문서 등을 통해 폭로됐다. 이 두 매체는 후속 보도를 통해 삼성 등 국내외 대기업의 석유 비리를 보도할 예정이다.
이들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우나오일은 지난 2005년 이라크에서 사업 입찰을 따 달라는 롤스로이스의 의뢰를 받았다.
우나오일은 키파 누만이라는 이라크의 석유산업 고위 관계자에게 접근했다. 우나오일이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누만에게 "2864달러 상당의 향수, CD, 가죽재킷 등을 선물하며…4~5일간 누만을 아기처럼 돌봐줬고" 롤스로이스는 입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후에 누만은 우나오일과 롤스로이스에 이라크 정부에게 입찰 가격을 부풀려 적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우나오일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이런 식으로 부정 입찰을 받아내면서 고객기업들에게는 '우나오일의 도움을 받아야만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미국 FMC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허니웰 △할리버튼 △KBR △독일 만 터보(MAN Turbo)와 캐나다, 스페인, 일본 등의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우나오일과 부적절한 사업을 진행했다.
고객기업 가운데 일부는 우나오일이 건전한 중계 기업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삼성·현대 등은 뇌물을 통해 사업을 따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불법 행위는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것은 물론, 중동 국가에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켜 ‘아랍의 봄’ 같은 정치적 불안 사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 두 매체의 분석이다. 이들은 심지어 이 부정이 테러리스트를 도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타 아사니 우나오일 회장은 "(뇌물 공여는)절대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객 기업들 역시 이 사실을 부인했다.아타 아사니 우나오일 그룹 회장 <사진출처=우나오일 홈페이지>에너지 중계업체 '우나오일'의 대규모 비리 사실을 허핑턴포스트와 호주 페어팍스 미디어 등이 30일(현지시간) 폭로했다. (Photo by David McNew/Getty Images)2016.03.3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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