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허리 여신', '아이폰6 다리' 신조어 등장
(서울=포커스뉴스) 일본의 '신데렐라 체중', 중국의 'A4허리' 등 마른 체형 인증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상적인 체형으로 가볍고 마른 쪽을 선호하는 아시아 여성들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 '신데렐라 체중'…적정체중과 10kg 차이
최근 일본에서는 '신데렐라 체중'이 여성의 이상적인 체중 지표로 꼽히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적정체중'은 신장을 미터로 치환한 뒤 '신장x신장x22'에 대입한 것이다. 이때 22는 표준신체질량지수(BMI) 값이다.
신데렐라 체중은 이 적정체중에 0.9를 곱한 값이다. 유명 에스테틱 회사인 '다카노 유리 뷰티 클리닉'이 20년 전 고안했다.
하지만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계산법은 원래 계산법인 '신장x신장x22x0.9'에서 더 줄어든 '신장x신장x20x0.9'다.
이전에도 '미용체중(신장x신장x19)'과 '이상체중(신장x신장x20)'등이 있었지만 최근 유행하는 변형된 신데렐라 체중이 단연 압도적이다.
일본 20대 여성 평균 키인 157cm를 미터로 바꾼 '1.57'을 대입했을 때 적정체중 54.2kg, 이상체중 49.3kg, 이전 신데렐라 체중 48.8kg, 미용체중 46.8kg, 변형 신데렐라 체중 44.3kg 순으로 적게 산출된다. 변형 신데렐라 체중은 적정제중과 거의 10kg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일본 소셜미디어상에는 신데렐라 체중 인증 사진이나 '신데렐라 체중을 목표로 한다'는 다짐들이 있는 반면, '숫자 뿐만 아니라 균형도 중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 'A4 허리', '아이폰6 다리'…조롱하는 움직임도 나타나
한편 최근 중국에서는 'A4 허리' 인증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A4 허리 여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A4 허리 여신은 A4용지를 세로로 들었을 때 가로폭 21cm 안에 허리가 들어가는 여성을 지칭한다. 이전에도 한 손을 등 뒤로 돌려서 배꼽에 닿는지 인증하는 것이 유행했으며, 최근엔 A4 허리의 후발 주자로 스마트폰 아이폰6로 무릎이 가려지는 '아이폰6 다리'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A4 허리 인증은 일반인은 물론 유명 여배우 원산산, 치웨이 등 까지 동참하며 유명해졌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도 알려져 인증에 동참하는 네티즌들도 생기는 추세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이 유행에 대해 "피트니스를 위한 도전"이라고 칭했지만, 이런 중국의 유행을 조롱하는 움직임도 있다. 미국 방송인 매트 체임버스는 A4용지 3장을 허리에 두른 사진과 함께 "이제 이런 무식한 신체 사진 올리기를 멈출 수 있을까"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말라야 한다'는 강박…소셜미디어 통해 확산
일본 NHK는 "젊은 여성들의 '마르고 싶다'는 욕망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소셜미디어에 의한 정보의 확산이 이런 욕망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의들은 이런 경향에 우려를 제기한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의 스즈키 진리 교수는 "과도한 다이어트는 자율 신경 부진과 골다공증 등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불안장애, 불면증 등 정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마른 체형에 대한 강박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또한 "지금은 단순히 '말랐다 = 아름답다'로 생각하지만 10년 후 건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활하면 좋을지,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체중이 적정한 것인지 장기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의 척도가 지나치게 마른 체형으로 기우는 것을 우려하는 또 다른 움직임도 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은 히트 상품인 '바비 인형'이 여성들의 도를 넘은 다이어트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받고 올해 통통한 버전의 바비 인형 판매를 시작했다.일본 네티즌이 '나는 신데렐라 체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인증한 트윗. <사진출처=트위터캡처>웨이보에 A4 허리를 인증한 중국 여배우 치웨이와 원산산. <사진출처=웨이보캡처>웨이보에 '아이폰6 다리'를 인증한 중국 네티즌들. <사진출처=웨이보캡처>"이제 이런 무식한 신체 사진 올리기를 멈출 수 있을까"라는 문구와 함께 A4 허리 유행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린 미국 방송인 매트 체임버스. <사진출처=트위터캡처>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은 올해 통통한 체형의 바비인형을 선보였다. 해당 바비인형은 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출처=마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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