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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서울=포커스뉴스) '수색역'은 적은 예산으로 많은 사람의 정성 속에 나온 독립영화다. 최승연 감독 첫 연출작이었고, 이태환에게는 첫 영화였다. 다들 서툰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했고, '수색역' 속에서 함께 성장했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스태프 모두 다큐멘터리처럼 현장에 임했다. 그렇기에 현장은 모두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수색역'은 한동네에서 자란 윤석(맹세창 분), 상우(공명 분), 원선(이태환 분), 호영(이진성 분)이 환경의 변화에 달라지는 모습을 담았다. 절친했던 고등학생 시절로 시작해, 수색역 인근의 개발이 진행되고 성인이 된 이들의 모습까지, 그 시간을 영화는 쫓아간다.
최승연 감독은 배우들의 처음과 끝을 모두 기억한다. 그리고 윤석 역을 맡은 맹세창은 친구들을 어우르는 캐릭터의 성격에 배우들을 유독 유심히 지켜봤다. 촬영하기 전 보름의 시간 동안 약 7, 8회 정도 긴 리딩 시간을 통해서다. 맹세창은 배우들이 내뱉는 에너지를 기록하고, 자신의 역할 강약을 명민하게 조절했다. 두 사람이 네 배우의 이야기를 꺼내는데 주저함이 없던 이유다.
◇ "참, 나!" 어제 다르고 오늘 달랐던, 이태환
맹세창은 이태환 하면 "참, 나!"라는 대사가 기억난다며 웃었다. 이태환은 짧은 말이 입에 붙지 않아 몇 번이고 반복했다. 현장에 있던 맹진성, 공명, 이진성 모두 함께 고민했다. 맹세창은 "(이)태환이도 대단하고 감독님도 대단한 게, 결국 영화 속에 그 대사가 나와요. 결국 두 사람 모두 포기하지 않고 해낸 거죠."
최승연 감독은 "이 친구(이태환)가 무서운 게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워낙 가지고 있는 어투가 없어요"라고 가능성을 말한다. 맹세창도 말을 이어간다. "(이)태환이는 백지에 채워나가는 작업을 했다면, 저는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는 작업을 한 것 같아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죠."
◇ 현장의 작은 감독, 맹세창
'수색역'에 참여한 배우 중 맹세창만이 오디션을 거치지 않았다. 최승연 감독은 "특출날 것 같은 사람"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히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주연부터 조연, 단역까지 모든 캐릭터를 경험해 본 친구잖아요. 그래서 배우들을 이끌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 믿음은 현장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최승연 감독은 맹세창에 대해 "120% 만족"이라고 밝혔다. 독립영화의 특성상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현장이 되긴 힘들었다. 특히, 윤석의 작은 봉고차 안에서 촬영된 장면은 최 감독이 바로바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뒷자리에서 몸을 숙이고 들어가 시도는 해봤지만, 이것 역시도 배우들의 연기를 디테일하게 볼 수는 없었다.
"차 안에서 진행되는 장면은 정말 (맹)세창이가 한 거예요. 촬영이 끝나면 저에게 와서 '감독님 이거 오케이 에요, 보시죠'라며 웃으면서 말하거나, '이건 감독님이 좋아하는 코스가 아니야'라고 배우들 사이에서 의견을 내기도 했죠. 제가 내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 듣지는 못했는데, 편집하면서 확인했어요. 더 고마워지더라고요.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 이진성
최승연 감독은 "이진성은 '수색역'에서 강한 장면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지금 인지도가 좀 떨어질 뿐이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될 배우"라고 말했다. '수색역' 현장에서 맏형인 이진성에 관한 이야기를 맹세창이 이어갔다.
"형이지만 굉장히 편하게 해줬어요. 그래서 더 영화 속에서 네 사람이 친구처럼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일단 (이) 진성이 형의 연기 스타일이 재미있어요. (이)진성이 형이 공장에서 어린 친구들한테 담배 끄라고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제가 웃고 있는데, 실제로 너무 웃겨서 웃은 거예요. 많이 보이지 않는 연기를 했지만, 정말 내공이 엄청난 것 같아요. 저도 현장에서 (이)진성이 형이랑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눈 것 같아요."
◇ "와, 진짜 잘한다", 공명
최승연 감독은 공명의 오디션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공명이가 오디션 때부터 굉장히 밝았어요. 오디션을 시작했는데, 뭔가 딱 변하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저 친구는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않고 연기하는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동물적인 공명이의 센스를 본 거죠. 그 생각 그대로 공명이가 보여준 상우에는 계산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지른 거죠"라고 말했다.
공명의 폭발하는 연기는 최승연 감독이 '수색역'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내달리는 상우의 감정을 관객에게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중간에 상우의 나레이션과 소제목이 투입됐다. "관객이 상우에게 안티의 마음을 갖게 될까 봐 걱정했어요. 그래서 상우의 마음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미안한 마음'이라고요."
맹세창 역시 공명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상우랑 윤석이의 성격이 '수색역' 내에서는 가장 극과 극이잖아요. 무게를 맞추려고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맨날 공명이 회사 차에 가서 얘기했어요. 공명이는 상우로 준비해온 것을 꺼냈고, 저는 받아주는 피드백을 했어요. 영화 완성본 전에 임시 편집본을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제 친구를 한 명 데려가서 봤는데 끝나자마자 제가 그랬어요. '공명이 연기 진짜 잘하지 않냐'고요. 저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맹세창, 공명, 이태환, 이진성의 현장은 영화 '수색역'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는 오늘(31일) 개봉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수색역'은 CGV(압구정,춘천,인천,천안,청주지웰시티,대구,서면,구미,서산), 메가박스(백석,영통,파주출판도시), 롯데시네마(건대입구,부평,오투), 부산국도예술관, 광주극장, 대전아트시네마, 대구동성아트홀, 인디스페이스, 인디플러스, 아트나인, 대한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서울=포커스뉴스) 29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수색역'의 최승연 감독(왼쪽)과 배우 맹세창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29 김유근 기자 '수색역'에서 원선 역으로 열연 중인 이태환. 사진은 '수색역' 스틸컷. <사진제공=만화경>'수색역'에서 윤석 역으로 열연 중인 맹세창. 사진은 '수색역' 스틸컷. <사진제공=만화경>'수색역'에서 호영 역으로 이태환, 공명, 맹세창과 함께 열연 중인 이진성(가장 앞). 사진은 '수색역' 스틸컷. <사진제공=만화경>'수색역'에서 상우 역으로 열연 중인 공명. 사진은 '수색역' 스틸컷. <사진제공=만화경>(서울=포커스뉴스) 29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수색역'의 배우 맹세창(왼쪽)과 최승연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29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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