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유전보다 환경에 더 영향받는다

편집부 / 2016-03-30 18:52:19
美 연구…유전적으로 우울한 실험쥐도 쾌적한 환경에서 우울증↓<br />
유전·환경적 요인 따라 다른 지표 보여 향후 항우울제 개발에 기여할 것

(서울=포커스뉴스) 환경이 유전을 지배한다.

우울증은 유전자보다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원래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라도 넓은 공간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우울증이 치료된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미국 과학논문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은 미 노스웨스턴 대학 의과대학원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의 행동이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알고자 했다.

이를 위해 33세대에 걸쳐 우울한 행동을 보여왔던 실험쥐를 한 달 동안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했다.

쥐가 자신의 몸을 숨기고 기어오를 만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물어뜯고 놀 장난감도 두었다.

연구진은 해당 공간을 쥐를 위한 '디즈니랜드'라고 부르고 쥐를 이곳에 두는 것을 쥐를 위한 '심리치료'라 말했다.

이처럼 놀이터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지 한 달 뒤 쥐의 우울한 행동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쥐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쥐를 물탱크 안에 집어넣었다.

우울한 쥐는 보통 물에서 탈출하기를 포기하고 물 위에 그저 떠 있기 때문에 물탱크 안에서 쥐의 행동은 우울증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그러나 실험쥐는 탈출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탱크 주변을 수영했다. 우울한 행동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원래 우울하지 않았던 보통 쥐의 행동이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지도 알고자 했다.

이를 위해 보통 쥐를 2주 동안 하루에 2시간씩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하는 등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쥐를 물탱크에 집어넣자 쥐는 탈출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물 위에서 그저 부유했다. 우울한 행동을 보인 것이다.

해당 실험쥐는 피검사를 통한 우울증 진단에서도 원래 우울증을 보이지 않다가 나중에는 원래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 수준의 우울증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신이 가족력 때문에 선천적으로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미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정신의학 행동과학과 노스에바 레디 교수는 "쥐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도 완전히 유전적인 요인만으로 우울한 것은 아니다"며 "쥐의 우울증을 치료했으면, 인간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는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우울증과 환경적 영향으로 인한 우울증이 다른 분자학적 경로(molecular pathways)를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울증을 진단하는 피 검사에서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우울한 쥐는 완전히 다른 지표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것이 유전과 환경 두 가지 타입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이나 치료법을 더 정확히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실렸다.우울증은 유전자보다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원래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라도 넓은 공간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우울증이 치료됐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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