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박 전 대표도 정 전 감독 민·형사상 고소<br />
정 감독 부인, 경찰 발표 관련 정부 상대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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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마친 정명훈 예술감독 |
(서울=포커스뉴스) ‘서울시향 사태’가 결국 법적 분쟁으로 번지게 됐다.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가 지난 9일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데 이어 정 전 감독이 박 전 대표를 명예훼손 및 무고죄로 맞고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 전 감독의 부인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하면서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정 전 감독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에 박 전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건은 앞서 ‘서울시향 사태’를 수사 중이던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근수)에 배당됐다.
또 정 전 감독 측이 박 전 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역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향 사태가 본격적인 법적 분쟁으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 전 감독이 과거 언론과 인터뷰에서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에게 모욕을 당한 것을 무시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이 문제가 됐다.
또 정 전 감독이 서울시향 재계약 무산으로 시향을 떠날 당시 직원들에게 남긴 편지도 문제가 됐다.
정 전 감독은 ‘(박현정) 전임대표에 의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존엄한 존재로서 대접을 받지 못한 직원 17명’ 등 표현을 사용해 시향 직원들의 음해성 투서가 사실인 것처럼 주장했다.
결국 박 전 대표의 성희롱과 폭언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검찰이 박 전 대표의 고소건과 정 전 감독의 고소건을 모두 첨단범죄수사2부에 배당한 것은 기존 박 전 대표 관련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부서이기 때문이다.
첨단범죄수사2부는 앞서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검찰 고발과 함께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 6억원 상당의 정 전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정 전 감독이 해외로 떠나기 전 매물로 내놓은 200억원 상당의 가회동 소재 빌딩에 대해 1억원의 부동산 가압류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정 전 감독이 시향과 계약해지 후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조속한 국내 입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성추행 및 폭언 의혹을 제기한 서울시향 직원 5명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며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른바 ‘서울시향 사태’로 불린 사건은 지난 2014년 12월에 시작됐다.
그해 12월 2일 서울시향 직원 10여명은 박 전 대표에게 상습적인 성희롱과 폭언을 당했다며 호소문을 발표하고 퇴진을 요구했다.
같은 달 23일 서울시는 조사 결과 박 전 대표의 성희롱과 폭언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시향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박 전 대표를 고소했다.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 전 대표는 29일 대표직을 사임하고 시향을 떠났다.
지난해 3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서울시향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조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성추행 피해를 주장했던 곽모씨가 경찰수사 직전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같은해 8월 경찰은 박 전 대표의 성추행 혐의 등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11월에는 박 전 대표를 고소한 직원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정 전 감독의 부인인 구씨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 전 감독도 지난해 말 10년만에 서울시향 예술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
의혹을 제기했던 시향 직원을 상대로 조사에 돌입했던 경찰은 지난 3일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 모두가 거짓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정 전 감독의 부인 구씨가 개입한 의혹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씨는 최근 서울시향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 결과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정명훈 예술감독이 '정명훈의 합창, 또 하나의 환희'의 지휘를 마지막으로 10년간 이끌어 온 서울시향을 떠나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공연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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