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DNA 부활…조직에 '변화바람' 뚜렷<br />
히트 등 모바일 성과도 확대…올해 신작 20여종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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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넥슨이 '히트', '도미네이션즈' 등 모바일게임 흥행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박지원 넥슨 대표가 취임한 지 딱 2년 만이다.
업계에선 이런 결과를 놓고 "조직문화 재건에 공을 들여온 박 대표의 리더십이 드디어 성과를 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취임 초기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이렇다 할 실마리가 나오지 않자 "37세 젊은 대표의 한계"라는 회의론이 나왔던 것과 달라진 반응이다.
실제 2014년 3월 취임한 박 대표는 넥슨의 주요 사업을 진두지휘하기보다 '넥슨다움'을 되찾자는 목표를 내걸고 조직의 체질 강화와 내부 결속에 치중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직원이 3500명에 달하면서 '비대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던 넥슨의 복잡한 조직체계를 기능별로 단순화하고 프로젝트를 담당 팀장이 독자적으로 이끌어가는 구조로 바꿨다.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도였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꾸준히 넥슨이 원래 갖고 있던 '창조적인 DNA'를 되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설파했다. 돈 되는 게임을 조금씩 업데이트하며 현실에 안주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남들이 하지 않았던 시도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였다. 2003년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11년 동안 쭉 넥슨에서만 일해 온 그만이 할 수 있던 일이다.
이후 그는 PC 게임 중심인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과감히 개편했다. 그 결과 지난해 모바일 매출은 4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 늘어났다. 히트는 국내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다운로드 수는 400만건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던 모바일게임 도미네이션즈도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17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가는 사업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넥슨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메이플스토리' 등으로 해외매출 1조77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1조8086억원)의 60%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박 대표는 올해도 프로젝트 중심의 조직체계 구축을 지속하는 한편 모바일게임 개발 능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이달 초 도미네이션즈를 개발한 미국의 모바일게임사 빅휴즈게임즈(Big Huge Games)를 인수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물론 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넥슨의 신뢰회복도 당면한 과제다. 그동안 넥슨은 게임 개발보다는 돈 버는 것에만 치중해 '돈슨'(돈만 좇는 넥슨)이란 별명이 생겨날 정도로 과거의 명성은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박 대표 역시 "이른바 돈슨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오랜 기간에 쌓인 것으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거대한 숙제"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남들이 하지 않았던 시도, 재밌고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로 다시 얼마나 빠르게 바꿔 놓느냐가 최선의 해법인 셈이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옛날의 넥슨은 매출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보다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진 회사였다"면서 "한동안 잊혔던 이런 넥슨다움이 박 대표 취임 이후 다시 되살아나면서 긍정적 성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박지원 넥슨 대표 <사진제공=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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