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투어-공주①] 공주 유일 상업미술갤러리 '이미정갤러리'…김동진·이만우·류동훈 3인전

편집부 / 2016-03-29 11:06:34
내달 19일까지 개관전 '왕촌사람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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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포커스뉴스) 지난 16일 충남 공주에 오픈한 이미정갤러리가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주 내 유일한 상업미술갤러리이기 때문이다.

이미정갤러리는 개관전으로 오는 4월19일까지 동진·류동현·이만우 작가의 3인전을 선보인다. 이들 세 작가의 공통점은 '왕촌' 출신이라는 점이다. 왕촌은 공주 근교의 유서 깊은 마을이다. 그래서 전시회 타이틀도 '왕촌사람들'전이다.

이미정갤러리가 공주 내 유일한 상업미술갤러리라는 점은 그만큼 상업미술갤러리가 살아남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험난한 길에 뛰어든 이미정갤러리 대표의 얼굴은 생각보다 밝았다.

이미정갤러리 대표는 "아직 아는 게 많지 않다. 그래서 쉽게 시작했다"면서 "알면 못했겠죠. 여러 가지 이유로 늦춰질 수도 있었는데 일단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정 대표가 갤러리를 열게 된 계기는 오로지 '그림'이었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면서 그림이 희망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갤러리를 열어 좋은 작품을 전시하는 일은 우리 주변을 가꿔 희망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앞으로 우리 주변에 정진하는 작가들을 찾아내 소개하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정갤러리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에 가로 13m, 세로 16m 크기의 캔버스에 원자폭탄이 그려져 있는 두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김동진 작가가 2014년 그린 '언타이틀드(Untitled)'다.

김동진 작가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을 그린 그림이다. 평화를 표현하는 반어법이라고 보면 된다. 임팩트 있는 소재를 선택해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반어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붉은 색과 청색의 윤곽이 겹쳐지는 이미지를 사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붉은 색으로 먼저 그린 뒤 청색으로 겹치고 검은색으로 윤곽을 잡아준다. 작품을 마주하면 3D안경을 쓰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한쪽은 청색, 다른 한쪽은 붉은색 필름으로 된 3D안경이 준비되어 있다. 안경을 쓰고 보니 작품 속 안경과 벌, 코끼리 펜던트 등이 그림 밖으로 성큼 튀어나온다.


김 작가는 "펜던트나 벌 등 비주류 소재를 식상하지 않게 디자인적으로 접근한 작품"이라며 "적청안경을 쓰고 봤을 때 입체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의 다른 쪽 면에는 농지화로 상징되는 논바닥 그림을 그려온 이만우 작가의 작품들이 이어진다. 이만우 작가의 논바닥 그림은 갈아엎어 놓은 고랑과 이랑, 잘려진 볏짚들이 화면 전체에 펼쳐져 단일하고 집중적인 농지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극사실로 표현된 논 그림은 순간적인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죽은 벌레의 시체를 쌓아놓은 듯한'언타이틀드(Untitled)'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충격적인 비주얼에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볏짚을 쌓아놓은 그림이었다.


이만우 작가는 "이 작품은 2010년에 그렸던 그림이다. 농지 시리즈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 지금은 변화 중인 단계"라면서 "물성을 드러내보고 싶었다. 그래서 물성을 유화로 바꿨는데 묘사하는 쪽으로 쏠렸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다시 엎어야 된다고 생각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의 작품에는 공통적인 면이 있다. 원인에 의해 드러난 대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어떤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걸로 드러난 것들이 있다.논을 그리더라도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논이 아니라 눌려진 상태와 드러난 부분들을 담는다"면서 "다른 소재를 그린다고 하더라도 공통적으로 그 현상이 모든 그림에 다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오른 편 공간으로 들어서면 류동현 작가의 봄 빛 가득한 그림이 펼쳐진다. 류동현 작가는 처음 전시를 시작하면서 인류역사의 신비와 생태학적 관심, 생명의 진화와 신에 대한 의문 등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류 작가는 색채학적 아름다움이 아닌 시각적 꿈틀거림과 진실 발견의 아름다움에 의미를 둬 색채를 절제하고 유동적 이미지로 작업을 했다고 말한다. 배경과 분리되지 않는 자아의 이야기는 자연과 분리되지 않는 자의식의 의인화, 즉 자아에 대한 연민과 자기애를 동반한 류동현 자신의 내면보고다.

류 작가의 '봄처녀' 앞에서 발걸음이 멈춰졌다. 그림 앞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던 류병학 미술평론가는 그림 너머 작가의 내면까지 꿰뚫어봤다. 류 평론가는 "그림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지나간 옛사랑의 기억이 떠올랐다"면서 "화면 속 여인의 모습이 순수하게 느껴진다. 작가의 순정과 성격이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류 작가는 잊지 못할 한 여인을 떠올리며 봄처녀를 그렸다. 전시 개관전날 아침 10시까지 작업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이전에도 그릴 수 있었지만 정성스럽게 제대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동진·이만우·류동훈 작가의 3인3색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왕촌사람들'은 오는 4월19일까지 충남 공주 감영길 이미정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공주=포커스뉴스)이미정갤러리는 개관전으로 오는 4월19일까지 김동진·이만우·류동훈 작가의 3인전 '왕촌사람들'을 개최한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공주=포커스뉴스) 김동진 작가가 충남 공주 이미정갤러리에 전시된 '언타이틀드(Untitled)'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정갤러리는 개관전으로 오는 4월19일까지 김동진·이만우·류동훈 작가의 3인전 '왕촌사람들'을 개최한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공주=포커스뉴스) 김동진·이만우·류동훈 작가의 3인전 '왕촌사람들'전이 열리고 있는 이미정갤러리에 김동진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공주=포커스뉴스) 김동진·이만우·류동훈 작가의 3인전 '왕촌사람들'전이 열리고 있는 이미정갤러리에 이만우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왼쪽 그림이 '언타이틀드(Untitled)' 작품이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공주=포커스뉴스) 김동진·이만우·류동훈 작가의 3인전 '왕촌사람들'전이 열리고 있는 이미정갤러리에 류동훈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 그림이 '봄처녀' 작품이다. 조승예 기자 sysy@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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