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공사 대금 미납된 미청구공사 금액 최대…삼성물산은 증가율 높아

편집부 / 2016-03-29 10:45:57
5대 상장 건설사 기준<br />
장부상에만 매출로 잡혀있는 미수채권…종종 '어닝쇼크'로 연결돼 <br />
현대건설, 미청구공사금액 4조 이상…삼성물산은 상승률 가장 커

(서울=포커스뉴스) 대형 상장 건설사들 중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 금액이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이었다. 또 삼성물산은 전년 비 증가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의 대표적 잠재 부실요인으로 손꼽히는 미청구공사란, 말 그대로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비용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한 건설사가 해외에서 공사 50%를 완료하고 5000억원의 대금을 요구했을 때, 발주처는 진행률을 40%로 간주하고 4000억원만 지급한다면, 차액인 1000억원은 고스란히 미청구공사금이 된다.

28일 포커스뉴스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건설사들 중 상장사 5곳의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연결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청구공사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건설이었고, GS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또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의 미청구공사액은 전년대비 감소한 반면, 삼성물산 및 대우건설의 금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는 회계 장부상에는 미리 매출로 잡혀있지만,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은 미수채권이다.

건설사가 공사 기간 내에 대금을 받으면 상관없지만, 받지 못하면 자금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생겨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적자가 매출의 형태로 복병처럼 숨어 있다가 갑자기 손실로 등장할 수 있다.

최근 '어닝쇼크'를 겪었던 건설사 상당수의 경우, 손실 발생 직전까지 미청구공사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는 점은 매우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특히 건설업체는 통상적으로 미청구공사액에 대해 대손충당금(회수불능 채권에 대해 처리하는 비용)을 설정하지 않아, 갑작스러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건설사별(시평 순위 기준)로 살펴보면, 삼성물산(1위)은 작년 말 미청구공사미수금이 1조6233억39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말(876억4700만원)보다 대폭 증가했다.

작년 9월 합병 변수가 발생해 전년과의 단순 비교가 어렵고, 금액도 1조원대로 현대건설, GS건설 등에 비해서는 상황이 낫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호주 로이힐 등의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쿠라야 프로젝트는 준공 후 투입원가를 보전 받지 못해 대부분이 매출원가로 인식됐고, 로이힐 현장은 기상이변에 따른 공기 연장으로 매출원가율(매출액 중 투입된 비용) 조정이 이뤄졌다.

현대건설(2위)의 작년 말 미청구공사금은 4조2691억9500만원으로 5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아랍에미리트(UAE), 우즈베키스탄 일대에서 원유·가스처리시설 공사 등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해외건설 비중이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현대건설의 경우 전년대비 미청구공사금 하락률은 -16.31%로 가장 컸다. 중동 원전 프로젝트로부터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입된 것이 금액을 낮추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3위)은 미청구공사 금액이 1조7734억37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말(1조7612만4300만원)보다 증가했다. UAE, 베트남 등 해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공기지연으로 미청구공사금이 발생했다.

GS건설(5위)은 작년 말 미청구공사금이 2조544억200만원으로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매우 높았다.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 UAE 루와이스, IRP 프로젝트 등이 부담을 준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다만 GS건설은 플랜트 부분에서 9000억원 가까운 공사 금액을 줄이며, 전년대비 13.74%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림산업(6위)은 1조2143억51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말(1조3535억2900만원)보다 10.28% 줄었다. 사우디 저가수주 공사의 매출 비율이 낮아진 점이 금액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 상당수가 미청구공사금액을 낮췄다고는 하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모두 1조원을 넘어설 만큼, 금액 부담은 여전히 높다"며 "게다가 최근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중동 플랜트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의 경우 정확한 손실규모의 측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올해도 고전을 면키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분양 주택도 자금 회수율을 떨어뜨려 미청구공사 부담을 높이는데 한 몫 한다"며 "가계대출 강화, 건설사들의 분양물량 과잉 공급 등 올해 국내 주택시장 전망이 좋지 않은 점도, 미청구공사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