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검찰진술 번복 "퇴선 지시했다"…유가족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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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2차 청문회 개회 |
(서울=포커스뉴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8일 오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2차 청문회를 열었다.
특조위는 이날 오전 질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에 항적 오류가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튿날 정부가 발표한 AIS 항적은 특정한 의도로 편집된 것 아닌가 할 만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AIS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은 AIS 누락과 선수의 지나친 변침 기록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AIS 중 8시44분부터 49분13초 까지 29초간 누락 부분이 있다"며 "1초 동안 14도가 오른쪽으로 꺾였다가 2초 만에 22도가 왼쪽으로 꺾였다"고 말했다.
허용범 한국도선사협회 기술고문도 "1초에 10도 넘게 (선수가) 돌아가는건 자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엔진 등 자체 통제력으로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고 당시 AIS 송출 감독관이었던 임병준 해수부 해사안전관리과 주무관은 "당시 사고 해안까지 충분히 목포 AIS 신호로 수신할 수 있는 범위였기 때문에 진도 쪽 신호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후 질의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와 제주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의 교신 음성파일의 조작 정황이 제기됐다
장완익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은 "진도VTS에서 교신한 내용만 백색잡음이 덧씌워져 제대로 안들리고 있다"며 해당 구간의 잡음삽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이 구간은 해경123정이 세월호 구조를 위해 도착하기 전으로 첫 신고를 받은 VTS의 초동대응이 가장 중요할 때다"며 해당 부분의 편집 의도를 의심했다.
또 참사 다음날인 17일 제주VTS가 교신 채널 중 하나를 수리하기 위해 VTS 유지보수 업체인 GCSC와 업무 계약을 맺은 서류를 두고 진위 여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권영빈 특조위 위원은 "특조위 조사 결과 서류에 이름이 적힌 제주VTS의 담당자는 해당 서류의 존재 자체도 모른다"며 "지난해 6월 25일 제주VTS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음성편집 정황을 숨기기 위한 목적 아니었냐"고 추궁했다.
이 부분 질의를 받은 강상보 제주VTS센터장과 이상길 GCSC 대표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말로 일관했다.
특조위는 또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퇴선지시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따졌다.
이 선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에 대한 퇴선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당시 퇴선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이 선장은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반성하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선장은 "퇴선지시를 명확하게 했나"라는 김서중 특조위원 질문에 "퇴선지시 방송을 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45분 선내대기방송이 나가는 시각에 이준석 증인은 탈출하고 있었다"며 "예전에는 '다 나가라'고만 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거듭 따졌다.
이에 대해 이 선장은 "예. 그게 퇴선 지시…"라고 말했다.
이 선장이 퇴선지시를 내렸다고 답하자 방청석을 가득 메운 유가족들은 분노했다. 이 선장에 대한 유가족들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증인신문이 1분 넘게 중단돼 이석태 위원장이 나서 유가족들을 진정시켰다.
이 선장은 "퇴선지시가 무슨 의미인지, 지시 절차 등을 아나"라는 김서중 위원 질문에 "당시엔 생각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선장이 "다 나가라"는 방송이 퇴선지시였음을 주장하자 김석태 위원의 질문은 강원식, 김영호 1·2등 항해사에게 향했다.
김 위원은 "이 선장의 '다 나라가'는 방송이 승객들을 향한 퇴선지시라 생각했나"라고 각각 물었다.
이에 대해 강원식 1등 항해사는 "승객들을 위한 조치…"라며 말 끝을 흐렸다.
김영호 2등 항해사는 "9시25분쯤 헬기가 오는 소리 들었고 26분 해경이 10분 후에 온다고 진도vts로부터 들었다"며 "그때부터 그 이야기를 듣고 선장에게 가서 양대홍 사무장이 퇴선지시하고 온단고 했기에 당연히 퇴선지시가 됐고 해경이 작업을 진행 중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퇴선 시점 이전에는 저하고 1등 항해사가 구명보트 등을 터트리려고 시도했으나 안 됐고 이동 불가하다는 직감 받았다"며 "퇴선 직후인지 이후인지 모르겠는데 조타수 박경남씨가 구명볼을 터트리러 갔다는 걸 사고 조사과정에서 알았다"고 말했다.
고(故) 양대홍 사무장은 세월호 침몰 당시 다른 직원과 식당 조리원, 단원고 학생 등 승객의 안전을 챙기다 목숨을 잃었다. 양 사무장은 지난해 6월 의사자로 인정됐다.
세월호 1·2등 항해사 답변에 대해 김 위원은 "그러니까 당시에는 퇴선지시를 누가 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며 "선장이나 항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만한 지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퇴선지시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조위는 청문회 첫날 마지막 순서로 방청객 발언을 들었다.
발언에 나선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집행위원장은 "1차 청문회때는 증인으로 출석한 해경에서 선장과 선원들에게 책임을 떠밀더니, 이번에는 선장과 선원들이 해경에게 구조책임을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청문회에 이어 2차 청문회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며 특조위원들에게 "더욱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2차 청문회 둘째 날인 29일에는 한국선급·해양수산부·청해진해운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출석, 선박도입·운영과정 문제점과 사후 선체인양에 대한 질의가 이뤄질 예정이다.(서울=포커스뉴스)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2차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이석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2016.03.28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2차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준석 선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6.03.28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2차 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사고 영상을 시청 중 오열하고 있다. 2016.03.28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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