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글로리데이' 김준면 "상우의 편지, 외워서 촬영 내내 되뇌었어요"

편집부 / 2016-03-24 11:52:04
김준면(엑소 수호), 영화 '글로리데이' 속 모범생 상우 역 맡아 첫 스크린 도전
△ 포즈 취하는 김준면

(서울=포커스뉴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함성으로 가득찬 엑소(EXO)의 무대 위에서 수호(김준면)는 그룹의 리더로 서있다. 첫 스크린 도전도 유명한 감독의 작은 역할이 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김준면으로 관객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독립영화가 되길 바랐다. 연기를 임하는 김준면의 자세가 그랬다.

김준면은 '글로리데이'에서 상우 역을 맡았다. 상우는 가난한 동네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라는 할머니에게 짐이 되기 싫어, 그는 입대를 선택했다. 군대가기 하루 전, 오랜 친구 용비(지수 분), 지공(류준열 분), 두만(김희찬 분)은 넷이 떠날 여행을 떠난다.

-왜 '글로리데이'였나?
▲ 연기 입문이 좀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전 되려 이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변)요한이 형만 해도 독립영화로 시작했어요. 시작이 빠른 건 아니었죠. 제 주변 형들 중에서도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연기 정말 잘하는 분도 많고요. 그런데 '글로리데이'라는 작품을 봤을 때, 이건 죽어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처음 시작을 청춘을 담은 독립영화를 찍고 싶었어요. 거기에 메시지가 담겨있는 작품을 찍고 싶었죠. 제가 계획적으로 사는 편이라, 수첩에 이런 걸 하고 싶다고 적어놓은 게 있어요. 그런데 '글로리데이'가 거기에 딱 맞아요. 운 좋게 시기도, 스케줄도 잘 맞아서 출연하게 됐죠.

-본인이 맡은 캐릭터 상우를 어떻게 이해하고 '글로리데이'에 임했나?
▲ 제가 '글로리데이'를 보고 살짝 눈물이 났어요. 안타깝잖아요. 청춘이 어둠으로 물들어가는게. 그런 점을 관객에게 감정이입 시켜줄 수 있는게 상우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원래도 순수하지만(웃음) 최정열 감독님께서 (상우는) 순수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감독님이랑 상우가 사는 동네에 가서 걸어보기도 했어요.



-상우를 맡아서 이런 점을 해봤다, 하는 부분이 있나?
▲ 상우가 할머니에게 말씀 드리지 않고 입대하게 되잖아요. 편지 한 통만 남겨놓고서요. 거기에 대한 죄책감이 있을 것 같았어요. 영화 속에서 편지가 나레이션으로 나와요. 그런데 저는 직접 그 편지를 다 외웠거든요. 숙소가 산이었는데, 산 밖을 보면서 촬영하기 전 매일 아침마다 상우가 할머니께 쓴 편지를 되뇌었어요. 할머니에게 말씀드리지 못한 미안함과 걱정이 있기 때문에 상우 감정의 밑바닥에는 걱정과 죄송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과 놀지만 노는 게 아니고, 여자를 보더라도, 여자로 보이지 않고, 그런 감정일거라고요.

-'글로리데이'속 상우 비중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 상우가 대사나 나오는 분량이 적기는 해요. 그런데 비중보다는 '글로리데이'에서 시사하려는 바를 보여주는 핵심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책임감도 갖고, 애정도 갖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물론 배우로서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있겠지만, '글로리데이' 작품에서는 적절하게 나온 것 같아요. (감독님께 건의한 건 없었나?) 저도 상우와 용비, 지공, 두만이 즐겁게 노는 장면이 더 있었으면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 말씀에 동의했던 게, 순수할 것만 같았던 청춘, '글로리데이'일 것만 같았던 청춘을 보여줘야 하는데 좋았던 시간만 너무 많이 보여주면 작품이 시사하려는 바와 어긋날 것 같았어요. 감독님이 저를 타이르면서 '충분했어, 너밖에 안보여'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엑소 데뷔당시 수호(김준면)의 별명이 '그냥 부자'였었다. 상우와는 다른 면이다.
▲ 감독님께서도 좀 걱정하셨어요. 처음에 상우를 순수한 시골청년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상우의 중심은 '순수함'이라고 생각하셨어요. 제 눈이 그걸 대변해 줄 것 같다고(웃음). '그냥 부자'라는 별명은, 저만 대학생일 때 고등학생인 동생들이 간식 사달라고 붙인 별명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다들 많이 버니까 제가 돈을 안 쓴지 오래됐거든요. 그래서 별명도 바뀌었습니다. 구두쇠로요. 스크루지, 수호로지 이런 느낌으로 불리더라고요.

-'글로리데이'를 위해 약 한 달간 숙소생활을 했다. 엑소 멤버들과 다른 점은 뭐였나?
▲ 비슷한 건 자꾸 제 숙소에 찾아온다는 것? 지수랑 (김)희찬이가 정말 자주 찾아왔어요. 아무래도 제가 엑소로 활동하다보니, 아이돌생활에 궁금한 점이 많았나 봐요. 저는 사실 해가 뜬 것을 보면서 잠드는 걸 싫어하거든요. 동생들에게 "해뜬자, 자자"이래도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덕분에 더 편해지고, 친해졌죠. 촬영 끝나고 감독님까지 해서 다섯 명이 서울 외각에 있는 펜션 잡아서 놀러갔었어요. 다들 스케줄이 바빠서 다 뭉친 건 밤 10시 였어요. 다들 술도 안 마셔서 그때부터 다 같이 탁구치고, 오목하고, 책 넘기기 해서 숫자 맞추기 하면서 회비 나누기했어요. 그때 다음에는 포항같이 바다 있는 곳에 놀러가자고 이야기했었죠.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다. 김준면이 느낀 '글로리데이'는 어떤 작품인가?
▲ 언제나 '글로리데이'일 것 같은 청춘이 어른들에 의해 점점 순수함을 잃어가고 어른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현실적인 이야기죠. 지금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청춘을 지나왔다고 생각하는 어른에게도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 '글로리데이'가 현실이 되면 안 되잖아요. 현재를 사는 모든 분이 영화 속처럼 되지 않게, 정말 '글로리데이'이길 바라고 만든 작품이 아닐까요?

-자신의 계획 속에 올려놓은 캐릭터나, 작품이 또 있나?
▲ 청춘물을 한 번 더 하고싶어요. '글로리데이'가 메시지와 함께 무게감 있었다면, 다음에는 밝은 청춘을 그려보고 싶어요. 그리고 액션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헬스를 열심히 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복싱도 배울 예정이고요. 몸을 다져놓았기 때문에, 액션 영화를 찍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서울=포커스뉴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글로리데이'의 배우 김준면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23 김유근 기자 김준면(엑소 수호)은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상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글로리데이' 스틸컷.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처스>(서울=포커스뉴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글로리데이'의 배우 김준면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3.23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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