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합병증 소수 불과…필요이상 공포감 피해야"
(서울=포커스뉴스)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가운데, 합병증으로 '소두증' 뿐만 아니라 ‘길랑-바레(Guillain-Barré) 증후군’의 집단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진단이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등하고 있는 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 지역에서 소두증과 길랑-바레 증후군의 집단 발생과 지카 바이러스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위원회를 열고,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의 위기 상황’을 선포했다.
23일 대한신경과학회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소두증, 길랑-바레증후군, 척수염 등 신경과적 질환과의 관련성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 3월초, 의학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내 88명의 산모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양성인 산모 42명의 산전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에서 12명(29%)에서 태아 기형이 발견됐다. 16명의 태아는 정상이었다.
비슷한 시기 의학학술지 ‘Lancet’ 또한 프랑스령 폴리네이사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증가하던 2013년 10월부터 2014년 4월경까지 길랑-바레증후군 환자 역시 함께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42명의 길랑-바레증후군 환자 중 41명에게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인됐으며 단 1명만이 이와 무관했다. 이에 대한신경과학회는 “당시 환자의 상당수가 뎅기열 감염도 동반되었음이 확인됐으나 이를 감안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결과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균이 사람에게 어떤 질병과 합병증을 일으키는지를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많은 학자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신경계 질환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뇌염, 뎅기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같이 신경계를 주로 침범하는 바이러스(neurotropic virus)라는 점에서도 그 개연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중 80%는 전혀 증상이 없고, 20%에서 발열, 두통, 관절통, 발진, 결막염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그중 0.85%만이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는 일본뇌염(0.4%), 뎅기열(0.5~21%)의 신경학적 합병증 유병율과 비슷한 수치로, 국민적 공포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길랑-바레증후군은 치료제가 있는 질환이기에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다. WHO의 권고사항도 자세히 살펴보면 유행지역으로의 여행 또는 무역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하고,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과 신경학적 장애의 연관성 규명을 위해 대규모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명시하는 등의 내용이지 불필요한 불안은 경계하는 모양새다.
한편, 대한신경과학회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집트 숲모기가 발견된 나라와 왕래하는 선박, 항공의 방제작업 확대 △흰줄숲모기 방제작업 및 지카 검출여부 검사 △ 유행지역 여행자의 감염여부 확인 표본조사 △유행지역 여행 후 일정기간 피임 △가임여성의유행지역 여행 자제 △길랑-바레증후군의 증상이 의심될 시 신경과 방문하기 등을 들었다.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됨에 따라, 소두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길랑-바레 증후군’의 집단 발생 가능성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2016.03.23.ⓒ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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