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지난 11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신임감독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라파엘 베니테스 였다. 배니테스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스타 군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었다.
'명장' 배니테스가 뉴캐슬로 간 것도 화제를 모았지만 그보다 뉴캐슬은 왜 배니테스를 사령탑에 앉혔을까. 이유는 단 한 지. 2부 리그로 강등을 모면하기 위함이다.
뉴캐슬(승점 24)은 30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리그 19위에 처져있다. 유력한 강등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더 이상 강등 위기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감독 교체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강등팀, 엄청난 중계권 배분금 손실 감수해야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지급받는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BT스포츠가 리그 중계를 위해 지불하는 액수는 51억 파운드(약 8조4360억원) 남짓이다.
1부리그가 90%, 2부리그가 10%를 배분받는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전체 중계권료 수입의 절반인 50%를 20개팀이 동일한 비율로 받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팀당 약 1억1500만 파운드(약 1902억원)를 받는 셈이다.
여기에 나머지 50%는 성적과 생방송 빈도에 따라 각각 25%씩 차등 지급한다. 결국 가장 적은 배당금을 받는 팀도 1억 파운드(약 1654억원) 이상의 거액을 받는다. 2부리그로 강등되면 5억 유로(약 8271억원) 남짓을 24팀이 나눠갖는 만큼 1부리그 팀의 수입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1부리그와 2부리그 팀들간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십으로의 강등은 엄청난 타격이다. 강등이 불러오는 이 같은 엄청난 후폭풍은 프리미어리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분데스리가 강등 유력 후보 하노버96, 현 상황은?
독일 분데스리가 역시 마찬가지다. 27라운드 종료 현재 분데스리가 최하위에 놓여있는 하노버. 이 팀이 강등시 실제로 어떤 손실이 발생할까.
하노버는 27라운드 종료 현재 5승 2무 20패로 승점 17점이다. 바로 위 17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승점 27점)와의 승점차가 10점이다. 잔류 마지노선인 15위 아우크스부르크도 승점 27점이다. 남은 7경기에서 10점의 승점차를 극복해야 한다.
산술적으로 하노버가 잔여 경기에서 전승할 경우 최대 승점은 38점이다. 하지만 18라운드 이래 줄곧 10주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하노버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최근 4연패의 부진에 최근 13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 1승 12패의 초라한 성적이다.
이쯤되면 구단 수뇌부 역시 강등에 대한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 하노버는 분데스리가 정식 도입(1963-64 시즌) 이후 5번의 승격과 4번의 강등을 경험했다. 2002-03 시즌 재승격한 이후로는 14시즌째 1부리그에 잔류중이다. 오래 전이긴 하지만 강등 자체가 낯선 팀은 아닌 셈이다.
◆강등시 금전적 손실은?
올시즌을 강등권으로 마쳐 다음 시즌 2부리그에서 뛸 경우 가장 큰 손실은 당연히 금전적 손실이다. 몇몇 분야에서의 금전적 손실은 물론 그로 인해 구단 몸집도 형편에 맞게 줄여야 한다.
그나마 하노버는 10시즌 이상 1부리그에서 활동하며 그나마 건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드라마틱한 추락은 없을 전망이다. 독일 언론들은 하노버가 강등된다 해도 곧바로 재승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하노버는 '하노버96 GmbH & Co. KGaA'라는 공식 명칭을 가진 구단이다. 7개의 서로 다른 회사 혹은 단체가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형태다.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일단 수익이 감소하는 만큼 구단 재정 규모를 절반 정도로 줄여야 한다.
우선 관중 감소로 인한 금전적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 시즌 하노버는 경기당 약 4만20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하지만 올시즌 부진이 이어지면서 평균 관중수는 약 3만8000명으로 줄었다. 다음 시즌 2부리그로 강등되면 평균 관중수는 3만명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폰서를 통한 자금 유입 감소는 물론 중계권료 수입도 줄어든다. 올시즌 하노버는 스폰서를 통한 수입과 TV 중계권료로 약 3500만 유로를 벌어들인다. 하지만 2부리그에서 활동할 경우 3분의 1 수준인 1200만 유로로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연간 8000만 유로의 구단 연간 예산이 4000만 유로까지 감소할 예정이다.
하노버는 올시즌 8000만 유로의 예산 중 선수단 연봉으로 4000만 유로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2부리그로 강등되면 이 역시 2000만 유로 선으로 낮춰야 한다는 결론이다.
◆주축 선수들의 엑소더스 이어지나?
선수단에게 지급할 연봉 수준이 낮아지면 선수들은 이적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구단 차원에서도 안전장치는 있다. 마틴 바더 이사장은 "현재 보유중인 선수들 중 약 90%는 2부리그에서도 계약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부리그에서도 유효한 계약서 소지 유무와 관계없이 인건비를 크게 줄여야 하는 상황을 선수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선수단에서 1부리그에만 유효한 계약서를 가진 선수는 우구 알메이다와 마누엘 슈미데바흐다. 이밖에 독일 대표급 골키퍼 론-로베르트 질러를 비롯해 안드레 호프만, 키요타케 히로시 등 3명은 2부리그 강등시 사전에 책정된 이적료만 충족되면 팀을 떠날 수 있다. 이들 3명이 모두 이적할 경우 구단은 약 1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스럽게 팀과 작별하는 선수들도 있다. 레온 안드레아센, 펠리페, 세이훈 귈셀람, 사카이 히로키, 크리스티안 슐츠 등은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AS모나코 소속으로 임대 신분인 알랭 세인트-막심은 1부리그 잔류시에만 영입 옵션이 포함돼 있다. 강등되면 모나코로 돌아갈 예정이다.
반면 베식타스 이스탄불로 임대를 떠난 마르셀루와 갱강으로 임대를 떠난 메블뤼트 에르딘치 등은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공히 2018년까지 계약돼 있지만 마르셀루는 완전 이적 옵션이 있어 이적 추진이 예상된다. 에르딘치는 완전 이적 옵션은 없지만 팀에서의 필요성이 많지 않아 구단 차원에서 이적을 추진할 방침이다.
유망주인 마이크-스티븐 배레와 니클라스 타이히그래버 등 하부리그로 임대를 떠난 선수들은 팀에 잔류할 전망이다. 이들은 향후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2부리그 강등시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1부리그 승격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선수들인 만큼 이들은 이적불가 선수들로 분류된다.
◆강등팀, 곧바로 승격 못하면 1부리그 복귀는 요원
어느 리그를 막론하고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는 팀들이 있게 마련이다. 분데스리가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2부리그 소속인 뉘른베르크는 통산 7번의 승격과 8번의 강등을 경험해 통산 15번의 승강을 경험했다. 올시즌 2부리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다음 시즌 1부리그로의 복귀도 가능하다. 헤르타 베를린이나 쾰른도 부침이 심한 팀이다. 헤르타는 승격과 강등을 각각 6번씩 경험했고 쾰른은 각각 5번씩을 경험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우승까지 경험했던 카이저스라우턴을 비롯해 보쿰, 두이스부르크, 뒤셀도르프 등은 1부리그 활동 경험이 20시즌을 넘지만 1부리그로의 재승격이 요원해 보인다. 분데스리가 우승 2회에 빛나는 라우턴은 4시즌째 2부리그에 머물며 재승격이 여의치 않다. 1부리그에서의 활동 경험만 34시즌에 달하는 보쿰은 6시즌째 2부리그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통산 순위 18위에 올라있는 것은 물론 1부리그에서 23시즌간 활동했던 뒤셀도르프는 현재 2부리그에 속해 있지만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4부리그까지 경험하기도 했다.
두이스부르크도 마찬가지다. 분데스리가 원년 멤버 중 하나인 두이스부르크는 28시즌간 1부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지만 지난 시즌 3부리그 2위를 차지하며 2부리그로 승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27라운드 종료 현재 최하위로 다음 시즌 3부리그로 재강등될 가능성이 높다. 두이스부르크가 가장 최근 1부리그에서 활약했던 시즌은 2007-08이다.<뉴캐슬 어폰 타인/영국=게티/포커스뉴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3월2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어폰 타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에서 경기중 선수들에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 <하노버/독일=게티/포커스뉴스> 하노버 선수들이 3월12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HDI-아레나에서 열린 쾰른과의 2015-2016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하노버/독일=게티/포커스뉴스> 토마스 샤프 하노버 감독이 3월12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HDI-아레나에서 열린 쾰른과의 2015-2016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하노버/독일=게티/포커스뉴스> 하노버 팬들이 3월12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HDI-아레나에서 열린 하노버와 쾰른간의 2015-2016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0-2로 패하자 선수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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