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주일 고척스카이돔 직접 가보니…'관중 오지 말라고?'

편집부 / 2016-03-20 06:00:26
관중석 1만6944석에 주차면 492석 차량 이용 어려워<br />
외진 곳에 위치…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도 '힘들어'<br />
야구팬 "고척돔, '빛좋은 개살구'아니냐" 볼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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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대한민국 최초의 돔구장'인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이 지난 15일 SK와 넥센 사이의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치르며 문을 연 지 1주일이 지났다.

서울시는 시범경기에 앞서 고척돔에 대한 시설 개선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척돔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관중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관중석 1만6944석인데 주차장은 고작 492석?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고척돔은 1만8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척돔 주차장에 마련된 주차면은 고작 492석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의 주차면 1100면이나 잠실종합운동장의 1279면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치다.

고척돔 주차장의 주차면은 지상 1층에 35면, 지하1층에 282면, 지하 2층에 175면이 마련돼 있다.

지상 1층의 35면 중 33석은 응급차와 선수단 버스, 구단 직원 등이 사용하고 나머지 2석은 장애인전용주차공간이다. 지상 1층 주차장에는 장애인을 제외하고 사실상 주차할 수 가 없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주차면은 282면이다. 이중 경차전용 주차장이 27면, 장애인전용주차장이 17면, 여성전용주차장이 100면이다. 일반차량은 나머지 138석에 차를 세워야 한다.

지하 2층 주차장의 175면에는 전부에는 일반차량이 차를 세울 수 있다.

부족한 주차시설에 대해 서울시는 고척돔 인근의 민영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권유한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고척돔 인근에 있는 고척산업용품종합상가, 구로기계공구상가, 중앙유통상가, 롯데마트 등의 민영주차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민영 주차장과 구두로 협의된 내용"이라며 "시범경기가 진행 중인 현재도 민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 서울시민들의 의견은 서울시의 설명과 확연하게 다르다.

고척돔 인근 롯데마트 관계자는 "협의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쇼핑 고객이 따로 있어 고민이 필요하며 단기간에 결정한 문제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쇼핑 고객의 편의가 우선이기 때문에 고민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중앙유통상가 관계자 역시 "주차장 사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오고 간 이야기는 없다"며 "주차 비용을 지불해도 오후 11시까지만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차 없는 야구장' 지향, 대중교통은?

서울시는 야구시즌 개막에 맞춰 고척돔에 대한 교통시설 개선작업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서쪽 출입구가 3월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며 구일역 서쪽 출구가 개통되면 구일역에서 고척돔까지 바로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구일역 자체가 비교적 서울 외곽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구일역은 서울 서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의 경우 구일역까지 가기 위해선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역까지 간 뒤 1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14개역을 지나야 하며 지하철로만 42분이 소요된다. 서울 시청역에서 1호선을 타고 구일역에 가려해도 10개역을 지나야 하며 지하철로만 25분을 이동해야 한다.

버스를 이용해 고척돔에 가는 방법도 쉽지 않다. 고척돔 인근의 서부간선도로, 경인로, 안양천로 등은 상습정체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고척돔을 찾는 것은 '힘든 여정'이 될 공산이 크다.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프로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의 팬 이주섭(30)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불편한데 주차장까지 없으면 오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무책임하게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라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 말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줫음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현재 같은 상황이면 평일에는 갈 엄두도 못낼 것"이라며 "시설이 좋아도 가기 힘들게 해 놓으면 '빛좋은 개살구'아니냐"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로구에 돔구장을 지을때 구로구 주민들의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민들과 합의한 내용이 있어 적정 수준의 주차장을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근 민영주차장 사용 협의에 대해 "고척돔 인근 롯데마트는 주말 주차장 사용에 여유가 있는 편이고 중앙유통상가도 주차장이 넓다"며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 2016.03.18. 이균진기자 18일 오후 4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인근 도로에 차량이 몰려 정체를 빚고 있다. 2016.03.18 이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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