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정준양 재판…증인채택 두고 설전

편집부 / 2016-03-14 14:36:13
측근 채용 비리, 성진지오텍 인수 관련 입장차 분명
△ 대답없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서울=포커스뉴스) 한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배임수재, 뇌물공여 등 포스코 비리 논란의 정점에 있는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 측과 검찰은 향후 재판에 출석한 증인을 조율하는데 분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도형)는 14일 정 전 회장의 특경법상 배임혐의 3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이 의견서를 통해 밝힌 증인을 조율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유 전 회장 측은 먼저 코스틸에 처사촌 동서인 유모(70)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점에 대해 “공소장에 기재된 골프채와 포도주가 오간 사실 없고 유씨는 정 전 회장과 박재천(60) 코스틸 회장이 만나기 전부터 코스틸에서 일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변호인은 “검찰은 유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132만원을 받아 골프채를 정 전 회장에게 전달하고 포도주도 식사자리에서 전달했다는 입장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사건 관계자 박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검찰이 정 전 회장과 박 회장이 처음 만난 시점으로 지목한 2005년 5월 30~31일에는 두 사람이 만난 사실도 없다”며 이택순 전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전 청장은 유씨의 처남으로 변호인에 따르면 네 사람은 자주 식사를 했고 굳이 청탁을 빌미로 식사하는 사이도 아니라는 취지다.

재판부가 “범죄입증에 중요한 증인들은 아닌것 같다”고 하자 검찰은 “사건 관계인들의 인적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추가한 간접사실들”이라며 “공소사실에 포함할지 여부는 한기일 뒤에 밝히겠다”고 정리했다.

밀실논의를 통해 성진지오택을 높은 가격에 인수하고 포스코에 1600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에 대해서는 삼성증권 직원, 포스코 사외이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부채 5500억원, 부채비율 1613% 등 재무상황이 나빴던 성진지오택을 포스코가 인수한 배경에는 포스코 계열사들과 연계 발전 가능성을 염두하고 진행한 것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검찰은 “합병이 결정된 후 평가는 사후 치료적 차원의 진단으로 긍정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과연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는게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포스코 사외이사와 관련해서도 “이미 검찰 측에서 두명의 사외이사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검찰조사 당시 충분한 조사가 진행됐다”며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신청서를 받고 검토 후 결과를 밝히겠다”고 정리했다.

양측은 성진지오택 부실인수와 관련된 언론기사의 증거채택을 두고도 입장차를 보였다.

검찰은 정 전 회장 측을 향해 “인수과정의 의혹들이 나타난 기사가 보도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증거채택은 동의하고 입증취지만 부인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변호인은 “기사는 취재원이나 다른 원출처에 근거해 작성되는 것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면 안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검토 후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의 재판은 배임행위와 뇌물공여 부분이 분리돼 진행되고 있다.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관련된 뇌물공여 관련 재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이어진다.

정 전 회장은 이 전 의원 등 정권실세를 등에 업고 포스코 수장에 오른 후 그 보은으로 이 전 의원이 측근을 통해 운영하는 회사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이 전 의원의 측근 운영 티엠테크 등 포스코 협력업체 3곳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준 혐의(뇌물공여)를 잡고 수사를 진행해 지난해 11월 11일 불구속기소했다.

2008년에 설립된 티엠테크는 제철소 공장 설비를 보수·관리하는 업체로 매출 대부분을 포스코켐텍에 의존하며 연간 170억~180억원의 매출을 내왔고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구 사무소장을 지낸 박모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또 코스틸에 처사촌 동서를 고문으로 취업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코스틸도 역시 포스코를 통해 257억원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정 전 회장은 포스코그룹 내 전략사업실장과 공모해 전정도(57·구속기소) 성진지오텍 회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명목으로 시가 2배 가격으로 성진지오텍 지분을 인수해 포스코에 15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성진지오텍은 2010년 4월 부채비율이 1613%에 달했다. 인수과정은 정 전 회장과 당시 전략사업실장 전씨 둘만의 결정으로 성사됐고 이사회에는 허위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동양종건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해외공사를 수주하는데도 정 전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동양종건은 포스코건설의 인도 CGL제철소 토목공사를 맡게 됐는데 토목공사 규모는 850억원으로 동양종건의 당시 연매출 6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이었다.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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