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묘수·복잡함에 약점…이세돌, 3패 만에 약점 간파<br />
창의적 인간 vs 정교한 AI…마지막 신의 한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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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
(서울=포커스뉴스) 완벽할 것 같았던 '바둑기계' 알파고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이세돌 9단이 지난 세 차례의 대국을 통해 모양이 넓어지고 복잡한 곳에서는 약점을 드러내는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낸 것이다. 바꿔 말하면 15일 5국에서는 이 9단의 승률이 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13일 4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의 묘수와 복잡한 형세로 알파고가 실수했다"는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의 분석처럼 승패가 걸린 핵심적인 중앙 싸움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실착을 두면서 자멸의 길을 걸었다. 이 9단에 큰 집을 만들어주거나 자신의 집을 깨트리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 해설을 맡았던 하호정 4단은 "에러가 난게 아닌가"라고 의아해할 정도였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알파고가 고도의 계산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과거의 기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을 계산에 수를 놓기 때문에 간혹 엉뚱한 수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알파고처럼 몬테카를로 방식에 기반한 프로그램들은 이길 확률이 낮다고 판단하면 엉터리 수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은 "알파고가 지금까지는 최상의 계산을 했지만 이번 대국에서도 봤듯이 100%를 완벽하게 맞추는 게 아니라 보유중인 데이터로 최대한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천만개의 데이터로 학습하고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가 연결된 슈퍼컴퓨터로 계산하는 알파고이지만 기존의 데이터에 없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수에는 한계를 보인다는 얘기다.
특히 알파고 알고리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딥러닝도 바둑판 위에서는 '신의 경지'라고 할 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파고가 딥러닝을 통해 한 사람이 평생 봐도 못 볼 분량(16만개)의 기보를 단 5주 만에 학습하고 자기학습을 주도하며 사람처럼 학습했지만 학습하지 않은 인간의 창의적인 '경우의 수' 앞에서는 헛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와이어드는 "알파고는 학습기술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구글이 수주, 수개월 재학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알파고의 약점이 4국에서 드러나면서 마지막 5국의 승자는 이 9단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이 9단이 알파고의 약점을 물고 늘어진다면 또다시 실착이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9단도 알파고와 대국 이후 "알파고가 노출 시킨 약점은 2가지 정도"라며 "백보다는 흑을 조금 힘들어했고, 알파고가 미처 생각지 못했을 때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 수를 진행하면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국 때까지만해도 "알파고의 약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 이 9단이 이날 대국에서는 상대의 취약점을 간파하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펼쳤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결국 3연패 속에서도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낸 이 9단의 능력이라면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에서도 또 다른 '신의 한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5국은 15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다.(서울=포커스뉴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세돌 9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3.13 오장환 기자 사진출처=13일 제4국, '바둑TV' 화면 캡처 2016.03.14 임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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