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인간이 이겼다"…이세돌, 알파고에 첫 승

이채봉 기자 / 2016-03-13 17:56:05
알파고와의 4국에서 4시간 40여분만에 불계승
△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네번째 대국 전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구글>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이대로 끝낼 순 없다."

절치부심한 이세돌 9단이 13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비록 3연패를 당해 큰 충격은 받았지만 아직까진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지 않는다는 자존심의 표현으로 보인다.

전날까지 충격의 3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은 이날 오후 1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5번기 제4국에서 백을 잡고 양화점 포석을 펼쳤다. 앞서 흑을 잡은 알파고는 제2국 때와 마찬가지로 화점과 소목으로 진용을 전개했다.

11수까지 2국과 똑같은 바둑을 두던 알파고는 이 9단이 먼저 수순을 바꿔두자 비로소 착점을 바꿨다. 특히 앞선 대국에서 상변을 넓게 장악하며 승기를 잡았던 알파고는 4국에서도 상변을 넓게 차지하기 위한 포석을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이기는 전략에 따라 항상 최선의 수를 두기 때문에 정해진 일정한 패턴이 있는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세돌이 백 12수로 한 칸 벌림이 아닌 중앙 입구 자로 대응하자 이 9단이 구축한 좌변 백집에 '의문의 한 수'를 붙여넣어 몸싸움을 벌였다. 반면 이 9단은 알파고의 공략에 응하기 보다는 보수적인 운영을 하며 집을 지키는 쪽을 택했다.

현장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 9단이 그동안 알고 있던 틀을 깨고 두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반에 접어들자 이세돌 9단은 상변까지 돌을 이은 알파고와 좌우변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쳤다. 중반 들어 좌변에서 상변까지 돌을 이은 알파고와 흑 진영에 침투한 이 9단의 전투가 시작됐다. 여기서 이 9단은 중앙에 돌을 버리는 목숨을 건 중앙 삭감수를 던졌고, 알파고가 한발 물러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알파고는 사람이 뒀다면 실수인 수를 연달아 구사, 이 9단에게 중앙 공격기회를 줬다.

현장 해설을 맡은 송 9단은 "이 9단의 승부수가 통한 상황"이라며 "알파고가 이 9단의 수를 받아줘서 기회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가 79수에 실수를 했지만 87수에서야 깨달았다"며 "알파고가 위기에 처했다(in trouble)"고 밝혔다. 알파고가 불리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승기를 잡은 이 9단은 알파고가 1시간7분18초를 남겨 놓은 오후 3시54분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이후 냉정한 형세판단을 통해 알파고의 공격을 적절히 대응하며 4시간 40여분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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