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천서는 정청래 등 친노직계 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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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진 질문 답하는 김종인 |
(서울=포커스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2차 현역의원 컷오프 및 공천경선 명단을 발표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바지사장'이 아닌 '진짜사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처한 더민주가 진보진영의 우려에도 불구, 급히 소방수로 수혈했던 김종인 대표. 그는 친노(親盧) 진영의 '바지사장'이라는 비아냥(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을 들었다.
◆ '바지사장' 비아냥 들은 속사정
이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지난해 말 당시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전신)을 뛰쳐나간다고 계속 경고했음에도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고 김 대표를 영입한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겉으로는 '김종인 총선체제'이지만 본격적인 선거 국면이 코 앞으로 다가올 경우 김 대표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특히 일부 진보진영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김 대표가 오랜 기간 굳건하게 만들어진 계파의 벽을 뚫기 힘들거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김 대표가 더민주에서 활동하면서 실권을 쥘 수 없는 '바지사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반면, 지난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김 대표가 새누리당에서 보여줬던 선 굵은 행보를 떠올리며 힘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부 나왔지만 큰 공감대를 얻지는 못했다.
김 대표는 주변의 여러 시선을 외면하고 힘을 비축해왔다. 문 대표 등 친노 주류가 설정해놓았던 20대 총선 계획, 일명 '시스템 공천'을 조금씩 수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9일 선거 관련 당무위원회의 권한을 위임 받기도 했다.
당무위의 권한 위임으로 김 대표는 후보 경선, 비례대표 후보 선출 등 선거 관련 핵심 업무의 근거인 당규를 만들고 바꿀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손에 얻게 됐다. 기존의 당권에 공천권까지 얻게 되면서 '김종인 체제'를 쌓게 된 셈이다.
그렇지만 김 대표를 향한 의구심은 계속 제기됐다. 친노 진영과 운동권 인사들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게 되면 집단으로 반발할 거란 예측도 나왔다.
급기야 총선 이후 김 대표가 팽당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를 일종의 '선거용'으로 규정하면서 "선거가 끝나면 다시 팽 당한다"고 말했다.
◆ '김종인표 물갈이' 본격화
이런 상황 속에 더민주는 전날(9일) 2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 일각에선 '김종인표 물갈이'가 기대에 못 미친 까닭에 김 대표는 또 다시 '역시 바지사장'이라는 힐난을 듣게 됐다.
2차 공천 심사 결과,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친노 강경파인 김경협 의원과 당내 갈등의 골이 드러난 현장 속에서 홀로 노래를 불러 '봉숭아 학당'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유승희 의원이 모두 살아남은 것이다.
더민주는 당초 전날 초재선 컷오프 의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10일로 연기했다. 이에 2차 컷오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도 됐다.
하지만 10일 뚜껑이 열린 2차 컷오프로 김 대표는 명실공히 '진짜사장'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이날 더민주가 공천을 배제키로 결정한 현역의원은 총 5명.
이중 진보진영서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지만 당을 강경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되는 정청래 의원을 비롯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인사들을 대거 쳐낸 것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되는 등 당내 친노·386 강경파의 대표격으로 통했다.
정 의원과 함께 동반 컷오프된 윤후덕(경기 파주갑)의원 역시 친노계로 분류된다. 특히 그는 '딸 취업 청탁 의혹'으로 갑질 논란이 제기됐었다.
더민주는 오는 11일 추가 컷오프를 발표할 계획이다. 진짜사장이었던 김 대표로 인해 일부 더민주 현역의원들은 '덜덜' 떨고 있다.2차 컷오프(공천배제) 발표를 앞두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과 비공개 회의를 마친뒤 나서고 있다. 2016.03.10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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