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송몽규 71주기를 기리며…'동주' 박정민은 어떤 말을 했었나

편집부 / 2016-03-10 11:47:46
박정민,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 역 맡아 열연
△ 박정민, 조각같은 외모 과시

(서울=포커스뉴스) 71년 전 3월 10일, 일본 후쿠오카 복강형무소에서 하나의 별이 졌다. 독립운동가 송몽규가 숨을 거둔 것이다. 그는 윤동주보다 3달 먼저 태어난 외사촌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리고 윤동주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할 때, 일제에 맞서 총을 든 인물이기도 하다.

'동주'는 윤동주(강하늘 분)와 송몽규(박정민 분)의 청춘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박정민은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송몽규에 대해 "정말 안타깝지만, '동주' 대본을 받고 난 후에 알게 됐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어 "(송몽규는) 10대에도, 20대에도 정말 치열하게 사셨다. 내가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돌아보며 부끄러웠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은 송몽규 역에 무겁게 임했다. 송몽규에 자신의 연기가 누가될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자려고 누우면 머리에 '동주'의 시나리오가 떠다녔다. 감정이 깨질까,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다. 단어 하나, 하나의 선택에도 신중을 더했다. 대사 하나에 세 가지 이상의 표현을 생각해갔다.

"책으로는 존재했지만, 영상에서는 송몽규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행동을 허투루 해버리면 안 될 것 같았다. 대본을 계속 봤다. 볼 때마다 '뭔가 나오겠지'라는 기대로 쓰고, 지우고 반복했다. 이렇게 대본을 많이 본 건 '동주'가 처음이다. 말맛, 억양에 담기는 조금의 차이를 계속 고민했다."



이준익 감독 역시 현장에서 박정민의 노력을 고스란히 느꼈다. 사실 이 감독은 연기 지시를 잘 하지 않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동주' 작업에서도 그랬다. 편집할 때도 보통 처음 혹은 두 번째 촬영분을 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형무소에 있는 송몽규를 면회 온 장면만큼은 여러 번 촬영했다. 몽규가 면회 온 아버지에게 "제 뼛가루 하나 이 땅에 남지 않게 해주세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 감독은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공간이 좁고, 카메라 한 대로 찍은 장면이다. 아버지를 맡은 분이 박정민보다 선배였다. 그래서 먼저 촬영했다. 그런데 박정민이 선배들이 촬영할 때, 본인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다 쏟아버린 거다.

다음에 막상 본인에게 카메라가 왔을 때, 스스로 만족을 못 하더라. 결국, 안압이 다 터져서 박정민 눈의 흰자가 빨개졌었다. 그래도 계속 감정을 쏟아내더라. 흑백이라서 촬영이 가능했던 날이었다. 나중에는 완전히 탈진하는 상태까지 갔다."

박정민이 촬영 전 송몽규의 묘소 앞에서 가진 마음이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박정민은 "고작 연기 한 번 잘해보겠다고 간 제 마음이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너무 죄송했다. 다 내려놓았던 것 같다. '제가 폐 끼치지 않게 잘하고 오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소주 한 병 부어드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동주평전'(송우혜 저)에서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죽음도 언급된다. 복강형무소에서 송몽규는 눈을 번쩍 뜬 채 죽은 모습이었다. 아버지인 송창희 선생이 찾아와 "내가 왔다. 이제 눈을 감아라"하며 눈을 감겨주자, 그제야 송몽규는 눈을 감았다.

또한, 송몽규의 기일은 윤일주 교수(윤동주 시인의 동생)에 의해 3월 10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평전에서는 묘비의 비석의 기록에 따라 3월 7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동주'에 참여한 이들은 관객과 함께 기일을 기념하려 한다. 윤동주 시인의 서거 71주기인 지난 2월 16일에 그랬던 것처럼,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서거 71주기도 관객과 함께 기념하려 한다.

관객과의 대화는 1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7시 30분 '동주'의 상영이 마친 후 예정돼 있다. 각본을 쓴 신연식 작가가 진행을 맡았으며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박정민, 김인우, 최희서, 민진웅이 참석할 예정이다.(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동주'의 배우 박정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02 김유근 기자 박정민은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동주' 스틸컷.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박정민은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동주' 스틸컷.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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