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국 지면 '벼랑끝'…평정심 유지가 관건
![]() |
△ 에릭 슈미트, |
(서울=포커스뉴스) 벼랑 끝에 몰린 인간과 파죽지세의 인공지능이 세기의 바둑대결을 10일 이어간다.
전날 충격의 패배를 당한 세계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이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지, 알파고가 첫 승리의 기세를 계속 이어갈 지 주목된다. 이 9단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지만 1국에서 알파고의 특성을 파악한 만큼 심적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9단이 긴장하지 않고 사람을 상대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두면 2국부터는 승산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전날 대국에서는 이 9단이 알파고를 시험 해보려는 듯 좀처럼 쓰지 않던 변칙 전략을 들고 나왔고, 알파고가 이에 대응하면서 오히려 수세에 몰렸다. 알파고의 실수로 순간 유리한 형세를 맞이하긴 했지만 중반을 넘어 후반까지도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형세가 이어졌다.
급기야 승부처에서는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다. 평소의 이 9단이라곤 믿을 수 없는 난조였다. 이에 대해 이세돌의 스승 권갑용 8단은 "이세돌의 표정을 보고 놀랐다"며 "평소와 완전히 다른 표정"이라고 말했다.
유창혁 9단 역시 "전날 경기는 이세돌답지 않게 실수가 많은 경기였다"며 "부담감은 있겠지만, 한 번 지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수 있어 2국 때는 기량을 잘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욱 8단도 "1국을 통해 심리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이 9단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음 경기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9단이 난생 처음인 인공지능과의 대국에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건 4년 전 캐나다로 건너가 살고 있는 가족들을 부른 모습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현재 이 9단은 아내 김현진(33), 외동딸 혜림(10)양과 함께 한 호텔서 지내고 있다. 이는 승부의 긴장을 덜기 위한 이 9단 나름의 노력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반면 알파고는 기계이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지도 않고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특히 알파고가 시스템적으로 이 9단과의 첫 대국을 바로 학습할 수 없는 만큼, 2국은 이세돌 9단 특유의 상상력과 직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결국 형체가 없는 프로그램인 알파고를 상대로 이 9단이 스스로 얼마나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9단도비록 1국을 패했어도 2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앞으로 바둑도 기대된다. 제2국은 자신 있다"며 "포석에서 실패한 뒤 두 번째 놀란 수가 나왔는데, 그걸 보완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2국은 네이버와 유튜브, 바둑TV, 에브리온TV, 아프리카TV에서 생중계된다. JTBC3도 1시부터 중계를 시작한다. SBS는 3시부터 중계한다. 중계에는 인공지능 전문가 카이스트 뇌 과학자 정재승 교수, 전 프로바둑기사 회장 김효정 프로, 바둑전문 해설위원 송태곤 9단,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출연해 날카로운 바둑해설을 보여줄 예정이다.(서울=포커스뉴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에릭 슈미트(오른쪽) 구글 회장이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번째 대국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왼쪽은 이세돌 9단. 2016.03.09 오장환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