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알파고…이세돌, 충격의 불계패(종합)

편집부 / 2016-03-09 17:44:04
이세돌, 186수 만에 돌 던져 <br />
전문가들 "놀랍다…알파고 예상보다 강해"
△ 이세돌, 알파고에 1패

(서울=포커스뉴스) 인간과 기계가 맞붙은 '세기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승을 먼저 챙겼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알파고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18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중국식 규칙으로 치러진 이번 대결은 알파고가 백을 집어 7.5집 덤을 가지고 시작했다.

흑돌을 잡은 이 9단은 첫 수로 우상귀 소목을 선택했고, 알파고는 첫 수부터 뜸을 들이다 1분 30초 만에 좌상귀 화점(花點·바둑판에 찍힌 9개의 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는 판후이 2단과 벌인 공개 대국에서 다섯 번 모두 첫수를 화점에 놓은 바 있다. 이는 현대 바둑에서는 화점을 활용할 때 승률이 높다는 통계에 근거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후 중반 직전까지 포석이 한창 진행됐다. 이세돌은 알파고의 맹공을 차분하게 방어하며 대결을 풀어갔다. 특히 중간중간 변칙적인 수를 두면서 평소와는 살짝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판후이와 대결때 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였다. 프로 기사들은 당시 알파고의 기력을 "프로기사에게 2-3점 접바둑을 둬야한다"라고 평한 바 있다.

경기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알파고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며 "이 9단이 초반 강한 수를 뒀고, 알파고가 물러날 줄 알았는데 계속 버티자 이 9단도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바둑TV 해설위원인 유창혁 9단 역시 "처음에는 알파고가 약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알파고가 초일류 기사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수를 굉장히 빨리 둬서 놀랐다"고 평가했다.

실제 알파고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수비 형태가 아닌 공격적인 형태의 바둑을 선택했다. 이같은 모습의 이 9단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해 2시 27분쯤에는 경기 중 처음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알파고는 이어 이세돌 9단에게 좌하변을 맞끊어가는 초강수를 선보여 이 9단을 다시 당황케 했다.

특히 알파고는 중반부에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서 수읽기가 어려워 실수가 있었지만 감정 요동이 없는 대응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되려 중반에 승기를 잡았던 이 9단이 흔들리면서 실착을 범했다. 알파고는 감정이 없는 기계 답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이세돌이 계가하면서 5국의 첫 대결은 알파고의 불계승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이 9단의 심리 상태가 대국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딥마인드의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의 강점은 피로하지도 않고 겁먹지도 않는 것"이라며 '인간적인 실수'를 범할 수 있는 이 9단에 비해 알파고가 유리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창혁 9단은 이에 대해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더 긴장한 것 같다"면서 "다음 대국에서는 이세돌 9단 다운 대국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첫 대국을 시작으로 이 9단과 알파고는 15일까지 총 5차례의 대국을 펼친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면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서울=포커스뉴스)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번째 대국에 패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16.03.09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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