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다른 후보들도 모두 공개하면 나도 공개” 발뺌
(서울=포커스뉴스) 국무부 장관 시절 개인 컴퓨터에서 개인 계정을 통해 공적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이 드러나 ‘이메일 게이트’라고까지 불리는 정치적 구설에 시달려 오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사진)가 이번에는 거액의 유료 강연을 물고 늘어지는 정적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네바다 예비경선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클린턴이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스트리트 은행들에서 한 유료 강연의 원고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계속 저항하면서 버니 샌더스 민주당 예비후보를 비롯한 그녀의 대선 경쟁자들이 그들의 연설 원고를 내놓을 때까지 자기도 원고를 쥐고 있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와 2008년 금융위기에서 월스트리트가 한 역할을 분노를 섞어 질타해 온 클린턴의 당내 최대 경쟁자 샌더스는 19일 자신은 은행들을 상대로 유료 강연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내놓을 원고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과 여타 기관들에서 개인적으로 발언한 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한 클린턴의 저항은 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점차 뜨거운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샌더스와 민주당 내의 상대적으로 더 진보적인 인사들은 그녀가 미국 금융산업과 지나치게 유착되어 있다고 지적했고 그녀는 이런 지적을 부인해 왔다.
클린턴은 18일 밤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네바다 유권자들과 가진 ‘타운홀’ 행사에서 “다른 사람이 모두 같이 그렇게 할 때면 나도 언제든 무엇이든 기꺼이 공개하겠다”면서 “왜냐하면 샌더스 상원의원을 포함해 이번 경선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민간단체들을 상대로 연설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선거캠프가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클린턴은 2013년 국무장관에서 물러난 뒤 92차례의 유료 강연을 해 20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여기에는 강연료 67만5000달러를 받고 뉴욕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행한 3차례 비공개 강연도 포함된다. 그녀의 남편 빌 클린턴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아내보다 심지어 더 많이 벌었다. 그녀는 이러한 수입이 그녀의 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장차 월스트리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미국 상원에 제출한 소득공개 자료에 따르면 상원의원 샌더스는 2004년 마지막으로 유료강연을 했다. 사회적 행동주의를 주제로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한 공개강연이 그것이다. 그는 이 강연을 하고 사례로 2000달러를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샌더스의 대변인은 19일 샌더스가 “클린턴의 도전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브릭스 대변인은 “그는 그가 월스트리트에서 한 강연의 원고를 모두 공개할 것”이라면서 “그것은 쉽다. 사실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는 성명에서 이것으로 클린턴이 그녀의 강연원고를 공개하기에 충분하리라 희망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의 강연 계약서에는 강연을 의뢰한 쪽에서 작성한 강연 녹취록이 클린턴의 통제 아래 남는 것으로 돼 있다. 로이터 통신은 클린턴과 골드만삭스 측 대변인들이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클린턴의 공화당 쪽 경쟁자들이 그녀의 요구에 응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Photo by Andrew Burton/Getty Images)2016.02.2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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