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안'…야권 3인 3색 대북론

편집부 / 2016-02-17 16:39:08
김종인, '북한 궤멸론·햇볕정책 보완론'<br />
문재인, 김종인과 햇볕정책 견해 차이 <br />
안철수, 국민의당 대북론 '좌클릭'
△ 모두발언하는 김종인

(서울=포커스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드는 길로 "북한 정권 변화"를 못 박은 가운데 야권 지도자 3인(김종인·문재인·안철수)이 서로 다른 대북론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의 대북론은 야당이 계승해온 햇볕정책에서 상당히 '우클릭'한 모습이다.

반면,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대북 정책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합리적 중도보수 길을 표방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최근 대북 현안에 대해 '좌클릭'했다.


◆ 김종인, '북한 궤멸론·햇볕정책 보완론'…강경 대응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의 대북관을 잘 보여주는 것은 그의 '북한 궤멸' 발언이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경기 파주시 육군 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국방태세를 튼튼히 유지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 경제가 더 도약적으로 발전하면 언젠가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는 말이 많았다. 새누리당은 공감을 보냈고 국민의당은 비판했으며, 더민주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지난 15일 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솔직히 얘기해서 그 말(궤멸) 자체에 대해 취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궤멸'이 말실수나 단순 해프닝이 아니란 것이다.

이 발언에서 김 대표의 대북 인식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김 대표의 대북론은 야당이 계승해온 '햇볕정책'과 결을 달리한다.

그는 지난 14일 햇볕정책을 보완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김 대표는 햇볕정책에 대해 '만들어진 지 10여 년이 지났고 그동안 상황이 바뀌어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과거 보수 정권에도 몸담은 바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대북 인식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역설하고 있는 '강경 대응'에 다 가까운 것도 어색한 그림은 아니다.

김 대표는 현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 대북 현안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설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햇볕정책보다 오른쪽에 서 있는 김 대표가 이끄는 더민주가 앞으로 어떤 대북론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 문재인, 햇볕정책 계승…"정부 대북정책, 철저한 실패"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정부의 햇볕정책을 그대로 계승한 대북 인식을 지니고 있다.

김대중정부는 '대북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하며 햇볕정책을 시작했다. DJ정부에 이은 노무현정부는 햇볕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평화번영정책'을 펼쳤다.

문 전 대표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광명성4호 발사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폐쇄한 정부의 조치를 맹렬히 비난했다.

지난 11일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경제도 사상 최악, 민주주의도 사상 최악, 남북관계도 사상 최악"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정치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자제해 오다가 처음 낸 목소리다.

또한,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이 글에서 "박근혜정부가 공언한 대북정책, 대외정책은 철저한 실패"라며 "정부가 국민을 이렇게 불안하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라고 했다.

또한 "안보를 국내 정치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경제가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는 무모하기 그지없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다가오는 4·13 총선용 '북풍 공작'아니냐는 비판이다.

문 전 대표는 15일 열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반대한다.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참으로 어리석고 한심한 조치"라고 쓴소리했다.


◆ 안철수, 대북정책 '좌클릭'…개성공단 폐쇄 맹비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 대해 누구보다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호남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햇볕정책을 내세워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국민의당의 색깔을 합리적 중도보수로 포지셔닝한 것과 달리 대북정책에서만은 확실한 '좌클릭'을 한 모양새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너무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로는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도, 핵 실험을 막을 수도 없다"며 "북한의 군사적 행위를 막을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경제적 피해도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준비도 없고 대책도 없어 보인다. 당연히 미래도 없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한민국의 운명을 짊어진 대통령이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니 국민이 불안하다"면서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현 상황에 대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공동대표의 이같은 대북론 '좌클릭'은 제3당으로 자리잡기 위한 전략적 대북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민주보다 확실하게 DJ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모습을 보여 제1야당과 차별화하는 동시에 호남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민의당만이 김대중 전 대통령 햇볕정책의 진정한 계승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장진영 대변인은 더민주를 향해 "햇볕정책과 과정으로서의 통일 정책을 포기한 것인가"라고 추궁하기도 했다.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왼쪽)과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오른쪽). <사진출처=포커스뉴스DB>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02.12 박동욱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2016.02.15 박철중 기자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오른쪽) 상임공동대표가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2016.02.17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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