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적 인력조정 작업일 뿐"이라 해명
(서울=포커스뉴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다시 조직 슬림화 작업에 들어간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입사 만 3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직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년치 연봉에 최소 7000만~1억원 수준의 위로금이 더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미 작년에도 인원 감축에 나선 바 있다. 실제 인력도 지난 2014년 말 7709명에서, 통합 이후 시기인 작년 9월 말 7215명 정도로 500명 가량이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이와 관련 "상시적인 개념의 인력조정 작업일 뿐이다.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이나 권고사직을 공지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삼성물산이 최근 놓여있는 대내외적 환경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에 13조47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특히 로이힐 프로젝트는 잠재손실만 8500억원(약 10억달러)에 달할 만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발목을 잡았다. 호주 현지 폭우로 예상보다 3개월 지연된 작년 12월에 이르러서야 첫 선적이 이뤄지면서, 삼성물산은 발주처에 천문학적인 지체상금과 추가공사비를 지급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 해외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 무렵 이후 해외 사업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고, 약 4년간 1500명가량 인력을 늘렸다"며 "하지만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복합화력 발전소 등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이들 인력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호주 로이힐의 경우 삼성물산이 2013년 사업을 따냈을 당시부터 저가수주 논란이 있던 프로젝트"라며 "이후에도 폭우, 하도급 업체 분쟁, 크레인 사고 발생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는데 이러한 리스크는 삼성물산도 예측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옥이전도 조직개편 단행 소식에 힘을 싣는 요소다. 실제로 건설부문 임직원 3100여명은 내달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알파돔시티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합병 시너지를 낼만한 구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는 짜여지지 않은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라는 점에서 조직개편에 대해 다른 건설사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건설업황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고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같은 고민에 빠져있는데, 특히 그룹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는 삼성물산의 경우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사진=포커스뉴스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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