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순정' 이다윗 "도경수-연준석-김소현-주다영과의 추억…울컥"

편집부 / 2016-02-16 09:07:56
이다윗, 오는 2월 24일 개봉 예정작 '순정'에서 개덕 역으로 열연<br />
"지금은 배우로서 기초를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중"
△ 배우 이다윗

(서울=포커스뉴스) 이다윗은 인터뷰 중 가끔 말을 멈췄다. 그리고 정면에서 살짝 옆을 한동안 응시했다. '순정' 언론시사회가 있던 날, 눈물을 보였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가끔 되게 영화가 미울 때가 있어요"라는 그의 말에 진심이 담겼다.

"영화를 찍는다고 친하지 않던 다섯 명을 외딴곳에 툭 던져놔요. 촬영하는 시간 동안 서로 엄청나게 친해져요. 그런데 촬영이 끝났다고, 흩어지래요. 너무 야속한 것 같아요. 한참 후에 '순정' 포스터 촬영을 위해 다시 모였어요. 그때, 대기실에 딱 우리 다섯 명만 남게 됐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냥 이대로, 한 30분 만이라도 우리끼리 놀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딱 그 마음이었다. 맏형 도경수(EXO), 둘째 이다윗, 셋째 주다영, 연준석, 막내 김소현. 이 다섯 명은 '순정'을 촬영하며 그 마음을 담아버렸다. 고흥에서 약 3개월 동안을 함께 먹고, 자고, 씻고 하는 삶이 곧 영화가 됐다. '순정'은 섬마을에 사는 17살 동갑내기 오총사의 우정과 그 속에 담긴 첫사랑의 추억을 담은 작품이다. 이다윗은 사람들 앞에서 밉지 않게 까불거리는 사람을 칭하는 전라도 사투리 '개덕부리다'에서 따온 개덕 역을 맡았다.

"억지로 했던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신기했어요. 감정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한 번도 이해가 안 되고 납득이 안 된 적이 없었어요. 정말 슬퍼서 울었고, 정말 신나서 웃었어요. 이렇게 진하게 캐릭터가 된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시나리오에 집중하고 노력을 하는데, 여기서는 생각만 해도 감정이 확 올라와 버려요. 그래서 언론시사회 때도 울컥한 것 같아요."



추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단 잠을 못 잤다. 특히 도경수, 이다윗, 연준석의 남자 3인방은 매일 밤 모여서 수다로 밤을 지새웠다. "새벽 4시까지 떠들다가, 한 시간이라도 잘까 말까 고민해요. 그러다 '에이 다 같이 자지 말자' 하고선 아침 6시에 에너지 드링크 한 병씩 딱 마시고 촬영에 들어가요. 영화 얘기도 하고, 각자 살아온 얘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진짜 재미있는 얘기는 공개할 수가 없죠.(웃음)"

김소현 웃게 하기 미션도 수행했다. 그것도 밤에 모인 남자 셋의 수다에서 탄생한 아이디어였다. 낯가림이 있는 김소현과 친해지기 위해서였다. 도경수, 이다윗, 연준석이 김소현에게 이상한 모습을 한 가지씩 보여주기로 했다. 닭 잡는 촬영이 있던 날, 남자 셋에게 중요한 건 미션 수행의 타이밍이었다.

"저는 새끼발가락이 유독 작아요. 그래서 (김)소현이한테 가서 새끼발가락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소현이가 안 웃고 '왜 그래?'라는 거예요. 다음에 (연)준석이가 가서 눈을 뒤집는 걸 보여줬는데 소현이가 또 안 웃었어요. 그리고 (도)경수 형은 손가락 묘기를 보여줬어요. 소현이도 우리가 노력하는 걸 느꼈는지, 다음부터는 좀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소소한 것들이 매일같이 계속됐어요."



이다윗은 개덕이가 되기 위해 약 10kg 증량했다. 머리도 가발이 아닌 본인의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파마했다. 그냥 그래야 개덕이 같을 것 같았다. 이것이 외모에 기울인 노력이라면, 마음으로 가까워지는 법은 따로 있었다. 계속해서 되뇌어 생각하는 것. '이 대사는 왜 있을까?'라는 질문부터 '이 친구는 어떻게 태어났을까?'라는 생각까지, 캐릭터의 빈틈을 머릿속에서 빼곡하게 채워간다.

"'시'는 참 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이창동 감독님이 하신 말씀 몇 가지가 제 가슴에 남아 계속 돌아가고 있어요. '베이스를 단단하게 잘 쌓아라. 그게 너의 뒷받침이 되고 힘이 될 거야'라는 말씀이에요. 지금은 저를 갈고 닦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보이는 것보다 '내가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고민으로 이다윗은 차기작을 '스플릿'으로 확정 지었다. 유지태가 등장하는 볼링 소재의 영화다. 작품 속에서 이다윗은 자폐 성향이 있는 볼링 천재 영훈 역을 맡았다. 또 다른 도전이다. 걱정이 앞섰다. 그럴때마다 한 번 더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그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이다윗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원래 10년 후 제 모습을 묻는 말에 '전 사실 내일 뭘 먹을지도 모르겠어요'라고 대답 해왔어요. 그게 사실이었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꿈이 생겼어요. 10년 뒤에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가슴 설렘을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그랬듯이.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서울=포커스뉴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영화 '순정'의 배우 이다윗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15 김유근 기자 이다윗, 도경수, 주다영, 김소현, 연준석(좌측부터)은 영화 '순정'에서 섬마을 오총사로 열연했다. 사진은 '순정' 스틸컷. <사진제공=주피터필름>이다윗은 영화 '순정'에서 개덕 역을 맡아 뽀글머리로 파마를 하고 10kg 증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사진은 '순정' 스틸컷. <사진제공=주피터필름>(서울=포커스뉴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에서 영화 '순정'의 배우 이다윗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15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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