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너무 잘 싸워 골치 아픈 러시아

편집부 / 2016-02-12 09:25:38
러시아, 협상을 통한 시리아 내전 해결이 목표<br />
아사드, “정부군이 잘 싸우는데 협상은 무슨?”

(서울=포커스뉴스) 러시아 공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요즘 너무 잘 싸워서 러시아 지도자들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관측통들은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미국, 역내(域內) 관련국들, 시리아에다 대고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이슬람국가(IS) 및 여타 집단들 같은 폭력적 극단주의자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이런 견해에 따르면, 비(非)극단주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시리아 분쟁을 3자간 내전에서 2자간 반(反)테러 작전으로 점차 변모시킴으로써 러시아의 공습은 이러한 목표를 향해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대(對)IS 공습은 아사드 정권을 더 눈에 띄게 이롭게 한다.

인구 밀집지역인 북부의 알레포를 둘러싼 전투가 시리아 정부군의 승리로 귀착되면 시리아 반군은 궤멸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에도 불구하고 전세(戰勢)에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정부군의 승리는 시리아와 러시아 간의 이견을 드러내고 시리아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심적인 문제는 러시아와 시리아의 이익·목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러시아는 협상을 통한 성과 도출에 훨씬 더 관심이 있다. 즉, 전투를 통한 승리 달성에는 시리아보다 관심이 덜하다. 러시아의 목표는 득실을 따져본 뒤 평화회담에 참석하도록 반군을 몰아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전황이 성공적일수록 그리고 반군이 약해질수록 아사드는 협상할 압력을 그만큼 덜 느낀다. 승리가 목전(目前)에 와 있는데 왜 협상하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아사드 정부에 더 큰 협상권한을 제공하는 것과 아사드와 그의 장군들에게 러시아의 군사지원이 그들로 하여금 전투에서 이기도록 해 줄 것이라고 격려하는 것 사이에 대단히 미세한 선(線)이 있다. 최근 제네바 평화회담 결렬 후 반군인 ‘이슬람군대’의 모하메드 알로우시는 “러시아, 시리아 정권, 그리고 이란이 지상전에서 군사적으로 이기고 싶어 하는 한 정치적 과정은 출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반군 측이 느끼는 두려움을 잘 보여준다. 비록 러시아가 군사적 승리를 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의 정책은 여전히 시리아 지도자들이 승리를 원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더 온건한 반군 세력들이 너무 약해지면 그들은 시리아 정부 입장에서는 더 이상 협상할 가치가 없는 존재가 된다. 그 경우 온건한 반군 세력과 협상하는 시리아 정권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은 실패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온건한 반군세력은 회담에서 다룰 가치가 있는 충분한 점령지나 병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아사드의 기존 지지자들보다 멀리 나가는, 시리아에서의 부분적인 사회·정치적 합의를 구축하는 통일정부 또는 어떤 다른 방식의 가능성을 제거한다. 이것은 IS 및 여타 극단세력들을 격퇴하는 정치적 전략의 실행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러한 결과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그랬던 것과 다르지 않게 러시아를 시리아에서 장기적인 개입이라는 함정, 즉 외부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에 맞서는 허약한 중앙정부를 지원하고 강화시키는 고투(苦鬪)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과거 소련의 아프간 개입이 재현되는 셈이다. 시리아에 진출한 러시아 군사력은 이라크의 미 군사력보다 훨씬 작지만, 지속적인 군사력 투영(投影)이라는 면에서 최근 경험이 결여된 러시아 군대에 그것은 예상 밖의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아프간 전쟁을 결국 거부했으며,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이 아사드보다 훨씬 더 중요시했던 러시아의 영토 통합을 보전하는 전쟁이었음에도 체첸에서의 1차 전쟁을 외면했던 러시아 사회에서 정치적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개입이 시리아에서 지상전의 양상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는다면, IS로서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러시아나 중동 내 러시아 세력, 즉 러시아 대사관, 기업, 관광객 등을 노릴 유인을 더 느끼게 된다. IS까지 러시아를 집중적으로 노리게 되면 러시아 지도부는 이런 사태를 러시아 국민에게 설명하기가 곤란해진다. 아사드를 돕는다며 전투기를 대거 끌고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러시아가 묘한 처지에 빠져 있다.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거점에 미군이 공습을 가하고 있다.(Photo by John Moore/Getty Images)2016.02.12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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