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경기 고양 덕양갑(2)

편집부 / 2016-02-12 06:00:17
여야 구분 없이 야권 연대에 촉각<br />
지역현안 못지 않게 중앙정치에 관심 커
△ 신년 기자회견하는 심상정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을 2개월 앞두고 경기 고양 덕양갑이 '핫코너'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70표라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표차로 아슬아슬하게 손범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4·13 총선에서도 심상정 의원과 손범규 예비후보의 세번째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유권자들은 한편으론 야권 연대가 과연 성사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커스뉴스>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덕양갑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담아봤다.

◆ 덕양갑의 '핫이슈'는 야권 연대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여당 후보와의 대결보다는 그 전단계인 야권 연대 성사 여부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심상정 의원과 박준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야권 연대가 누구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지에 대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평행선을 달렸다.


화정동에 20년간 거주하며 박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지정환(55)씨는 심상정 의원에 대해 "정의당 대표고, 그에 맞게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고는 있다"고 말하면서도 "야권연대를 해서 (지난 총선에서 당선이 됐는데) 이번에 또다시 요구하는 것은 당대표까지 하신 분이 지나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지 씨는 심 의원이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활동이 부족했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지역발전 위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주민들에게 남은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중(51)씨 또한 박준 예비후보의 지역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씨는 "(박 예비후보가) 고향친구들을 결성해서 알게 모르게 양로원이나 마을회관 같은 데 가서 청소하고 페인트칠도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해 박 예비후보의 지역 내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사실을 넌지시 드러냈다.

한편, 심상정 의원의 3선을 희망하는 박민수(46)씨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심 의원의 지역구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마다 엇갈리는 경향을 보였다.

고양동에 거주하는 박 씨는 심 의원이 지역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왔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지역 문제라서 심 의원에게 누가 될까 전화를 못 하고 있었는데, 심 의원 보좌진이 더 사소한 일도 말해도 괜찮다고 해서 (말했더니) 챙겨줬다"며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정치인이 많은데 (심 의원 측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박준 예비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YTN과 엠브레인이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심상정 의원의 지지도가 높게 나온 결과를 거론하며 "새누리당과 붙어서 경쟁력 없는 사람이 예전에 한번 양보했으니까 이번에 양보하라고 하는 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손범규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도 야권 연대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을 손 예비후보 지지자로 소개한 고양동 주민 박미현(57·여)씨는 그간의 덕양갑 선거를 봐오면서 느낀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곧장 "야권단일화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더민주와 정의당은 추구하는 정치이념이 유사한 부분도 일부 있겠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의 연대는 있을 수 있지만 연대라는 이름으로 야권후보자 단일화를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 지역 현안 못지 않게 중앙 정치에 쏠린 '민심'

덕양갑 유권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 현안 못지 않게 중앙 정치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점이었다.

과거 한나라당 당원이기도 했다는 심은희(59·여)씨는 지역 현안보다는 안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심 씨는 "아들만 둘인데, 아들이 군대갔을 때를 생각해보면 안보를 중시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여당이 안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새누리당의 안보관을 높이 평가했다.

심 씨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에 대해선 "북한을 돌봐야 한다고 하고, 무상급식이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우긴다"면서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펴야지, 무조건 서민들을 위한 정책만 펴려고 해선 안된다"고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내렸다.


화정동에 거주하는 홍성관(61)씨는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50%에 육박하는데, 임기 말인데도 대단하다"고 평가하면서 "박 대통령 임기 말까지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는 국회의원이 아닌, 힘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덕양갑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출신이기 때문에 예산을 힘 있게 끌어올 사람이 바로 손 예비후보"라고 덧붙였다.

한편, 흥도동에 살고 있다는 박소정(50)씨는 "서민의 대변인 같아서 심상정 의원을 지지한다"고 말해 심 의원의 '진보 정치인'의 이미지를 높이 평가했다.

박 씨는 "처음엔 중앙에서의 의정활동 때문에 심 의원을 좋아했다"고 밝힌 뒤 "덕양갑에 출마하기 전, 민주노동당에서 일하시는 걸 보고 좋아했다. 또 여성 정치인에 관심이 많았다"며 심 의원을 지지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한편, '중앙 정치만 중시하고 지역구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있다'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씨는 "심 의원이 화정역에 청소년 카페도 만들고, 열심히 했는데 홍보가 안 돼서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표, 손범규 전 새누리당 의원, 박준 더불어민주당 덕양갑 지역위원장. <사진출처=당사자 SNS>박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사진출처=박준 SNS>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1.20 박철중 기자 손범규 새누리당 예비후보. <사진출처=손범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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