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지난 1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축구장에 테니스 공을 투척하는 일이 발생해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간의 DFB포칼(독일축구협회컵) 8강전에서다. 원정팬들이 경기장에 테니스 공을 투척했다. 이유는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경기장 입장료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원정팀 도르트문트가 3-1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도르트문트 팬들이 그라운드로 투척한 수 백 개의 테니스 공이었다. 약 400명의 도르트문트 팬들은 높은 입장료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전반전 경기 시작 후 20분이 되서야 관중석에 일제히 입장했다. 이후 테니스 공을 그라운드로 투척했다. 도르트문트 팬들은 전반 5분만에 터진 마르코 로이스의 득점 장면을 못 봤지만 아쉬움보다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들이 내건 플래카드에는 '축구 경기 입장료는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테니스 공을 투척한 이유는 축구 경기 입장료가 테니스 경기 입장료처럼 높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 팬들이 높은 입장권 가격에 대해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도르트문트 팬들 역시 단순히 이 경기에 대한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이날 원정석 입석은 19.50유로(약 2만6000원), 좌석은 38.50유로(약 5만2000원)였다.
이는 지난 2012-13 시즌 이래 인상되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슈투트가르트 측은 구단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예매 당시에는 도르트문트 팬들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독일 팬들은 지난해 10월 21일 새벽 잉글랜드에서도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아스날과 챔피언스리그 조별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렀고 원정팬들은 높은 입장료 가격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전반 경기 시작 후 5분이 경과된 후에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당시 바이에른 팬들은 입장료로 64파운드(약 11만1600원)를 지출해야 했고 높은 가격에 대한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바이에른 팬들의 이 같은 항의에 경기장 내 아스날 팬들 역시 일제히 기립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 시작 후 5분간 텅빈 원정 관중석에서는 '티켓 한 장의 가치가 64파운드? 팬이 없다면 축구는 1페니의 가치도 없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잉글랜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리버풀 팬 약 1만여 명은 7일 새벽에 열린 선덜랜드와의 25라운드 홈경기에서 다음시즌 인상되는 입장료 가격에 항의하며 후반 32분에 일제히 퇴장했다.
후반 32분은 경기 시작 후 77분이 지난 시점으로 이는 다음 시즌 한 경기 티켓 최고가격을 59파운드(약 10만3000원)에서 77파운드(약 13만4300원)로 인상한 것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였다. 결국 리버풀 소유하고 있는 펜웨이스포츠그룹은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17-2018 시즌까지 입장권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전하며 사과의 뜻도 함께 나타냈다. 팬들이 승리한 셈이다.
참고로 바이에른의 경우 분데스리가 홈경기 중 가장 비싼 좌석(이하 성인 기준)의 가격은 약 70유로(약 9만5000원)다. 좌석 중 최저가는 35유로(약 4만원)다. 입석은 15유로(약 2만원)이며 장애인을 위한 좌석은 5유로(약 6800원)다. 올시즌 연간권은 좌석 기준 340~750유로(약 46~101만6300원)이며 입석은 140유로(약 18만9700원)다.
반면 챔피언스리그 16강전부터는 좌석 가격이 60~130유로(약 8만1000~17만6200원), 입석은 35유로(약 4만원)이며 장애인석은 10유로(약 1만3600원)로 분데스리가보다 조금 높게 책정돼 있다.
도르트문트 역시 바이에른과 대동소이하다. 좌석 기준으로 31.20~54.40유로(약 4만2300~7만3700원)이며 입석은 16.70유로(약 2만2700원)다. 올시즌 연간권은 좌석 기준 382~717유로(약 51만8500~97만32000원)이며 입석은 207유로(약 28만1100원)다.
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프리미어리그는 입석 없음)는 독일에 비해 입장권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리버풀의 경우 입장권 가격이 46~59파운드(약 8만1000~10만3300원) 사이. 상대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아스날,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강호와의 경기가 아니면 이보다 조금 저렴한 편이다. 올시즌 연간권 가격은 710~869파운드(약 124만2900~152만1200만원)로 다양하다.
도르트문트 팬들이 테니스공을 투척하면서 경기까지 중단시킨 이번 일에 대해 독일 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축구가 귀족스포츠화 되서는 안된다는 시각과 함께 올바르지 않은 방법을 동원한 팬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를 본 국내 팬들중 일부는 국내 축구경기장에는 경기당 평균 관중이 5000명 남짓에 불과한데 이 같은 단체행동이 조금은 부럽다는 지적에 눈길이 쏠린다.<슈투트가르트/독일=게티/포커스뉴스> 도르트문트 팬들이 2월10일 새벽(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와의 DFB포칼 8강 원정경기에서 높은 입장권 가격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경기 시작 20분 이후 관중석으로 입장하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슈투트가르트/독일=게티/포커스뉴스> 도르트문트 팬들이 2월10일 새벽(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와의 DFB포칼 8강 원정경기에서 높은 입장권 가격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테니스공을 그라운드에 투척해 양팀 선수들이 이를 경기장 밖으로 치우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리버풀/영국=게티/포커스뉴스> 약 1만 명에 달하는 리버풀 팬들이 지난 2월7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린 선덜랜드와의 홈경기에서 다음 시즌 인상되는 입장권 가격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후반 32분 일제히 관중석에서 퇴장하고 있다. (C)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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