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핵심'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성년후견인…내달 9일 2차 심리

편집부 / 2016-02-04 11:14:52
가정법원, 3월 9일 오전 10시 2차 심리 진행<br />
정신감정 방법·시기, 기관 등 선정
△ 성년후견인 첫 심리 끝내고 법원을 나서는 신격호

(서울=포커스뉴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사건 2차 심리가 다음달 9일 열린다.

서울가정법원은 3일 신 총괄회장이 출석해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사건의 첫 심문기일을 진행한 가운데 2차 심문기일을 다음달 9일 오전 10시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이날 2차 심문기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방법과 시기, 어느 기관에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부내용이 정해진 후에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하고 필요시 조사관 조사도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성년후견 개시 여부와 만약 성년후견이 개시된다면 누가 성년후견인이 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앞서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3일 오후 4시부터 ‘신격호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 대한 첫 심리를 열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12월 18일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78·여)씨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데 따른 것이다.

2013년 도입된 성년후견인제는 질병·장애·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를 대신 결정할 적절한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서울가정법원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였다.

신 총괄회장이 도착해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휠체어를 점검하는 등 준비를 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 탑승을 거부했다.

롯데 관계자가 “걸어서 가시겠습니까. (출입문까지) 20여 미터 정도 됩니다”라고 물었지만 신 총괄회장은 차에서 내릴 때만 부축을 받았을 뿐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지팡이를 짚고 직접 이동했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상에 문제가 있느냐’, ‘여기 왜 왔는지 아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신정숙씨는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후견인 대상으로 지목했다.

후견인 후보 가운데 차남 신동빈 회장은 이미 부친의 성년후견 개시에 찬성하는 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한 반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동주·동빈 형제의 누나 신영자씨는 공식 입장 표명이 없었다.

이날 첫 심리에서 신정숙씨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요청한 배경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초 신동빈 회장 측은 법정 대리인을 통해 아버지의 정신건강 문제를 진술하고 의료기록 등 관련 증빙자료 제출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날 신 총괄회장이 직접 법정에 출석함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었던 건강상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법정에 들어설 때와 달리 신 총괄회장이 법정을 나설 때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한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이날 4시 40분쯤 서울가정법원을 떠나기 위해 지하 4층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에 탑승해 있었다.

신 총괄회장은 떠나는 순간에도 ‘왜 온지 아느냐, (법정안에서) 무슨 답변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변호인이 답변에 나섰다.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는 “저희는 있는 그대로 신 총괄회장의 상태를 보여드리고자 재판에 출석했고 앞으로 신체감정 등을 받을 계획”이라며 건강이상설을 부인했다.

김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50대와 지금의 판단능력이 전혀 차이가 없다’, ‘신정숙이 이 재판을 신청했다는데 오히려 그의 판단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등 우스갯소리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감정을 받을 병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기일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원으로 이동 중에 ‘신정숙의 남편 최모씨를 롯데에서 데리고 있다가 파면했는데 그것 때문에 그가 이번 신청을 한 것 아니냐’는 말씀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늘 심리에서 재판부가 어떤 질문이 했느냐는 물음에는 “재판부의 임의질문이어서 답변이 곤란하다”고 답변을 피했다.

성년후견인 신청을 한 신정숙씨 측 변호인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이 후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만큼 건강상태가 안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반대 측에서 왜 건강이 좋다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정숙씨가 후견인 신청을 한 이유에 대해 변호인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말년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라고 명예롭게 나오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검진을 명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법원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나 구체적인 심문 내용 및 결과 등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본인 측과 사건 청구인 측이 모두 정신감정 실시에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고 밝혔다.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출석 후 휠체어를 타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2016.02.03 허란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