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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_성년후견인_후_호텔로비 |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첫 심리에 직접 출석했다. 전격 법정에 출두한 신 총괄회장은 판사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했다는 후문과 달리 자신의 집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로 돌아온 후에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신 총괄회장은 3일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첫 심리에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와 함께 나타났다.
이번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인들인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와 신씨가 후견인으로 지목한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 등은 모두 법적대리인만 참석했다.
# 법정 깜짝출석 신격호 총괄회장 "나의 판단력은 50대와 같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재판장에서 판사가 묻는 질문에 모두 막힘없이 대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름을 묻자 “그걸 모르나? 신격호”라고 크게 대답을 하고, “나의 판단력은 50대와 같다”고도 말했다. 뺄셈 문제도 혼자 풀었다. “오늘이 무슨 요일입니까?”라고 묻자 신 총괄회장은 “수요일? (정혜원 상무를 한번 보고) 화요일인가, 수요일인가?”하고 되묻기도 했다.
40여분간 이어진 심리 후 신 총괄회장은 법원을 빠져나와 5시40분께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갑자기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평소처럼 신관 엘리베이터를 통해 34층으로 올라가려다 말고 정혜원 상무에게 호텔을 둘러보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 상무와 호텔 총지배인, 경호원 등 6~7명의 직원들이 신 총괄회장 옆을 지키며 롯데호텔 1층을 10여분간 돌기 시작했다.
# 롯데호텔 돌아와선 "여기가 어딘가?", "이 호텔 객실수는?" 반복해서 질문
신 총괄회장은 수행하는 호텔직원들이 얼굴을 가까이 대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만큼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여기가 어딘가?", "이 호텔의 객실 수는 얼마나 되는가?", "객실이 몇 프로나 찼는지" 등을 반복해서 물었다.
이에 호텔 관계자도 “소공동 본점입니다”, “저희 공간은 1120실입니다” “네 (롯데호텔이) 국내에서 제일 큽니다. 총 5300실 입니다”, “겨울은 비수기라 예약률이 저조한데 다음 달이면 좀 올라갑니다”라며 같은 대답을 두세 번씩 반복했다.
신 총괄회장은 오랫동안 이 호텔 로비를 지켜온 총지배인을 못 알아보고 “누구냐”고 물어 “지배인입니다”라고 다시 소개를 하기도 했다.
# 수행한 호텔 관계자 '물어보셨던 것 또 물어셨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질문에 직접 대답을 했던 호텔 고위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왜 지배인을 못 알아보는지, 똑같은 질문을 두 번씩 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물어보셨던 것을 또 물어보시고. 본 그대로다. 더 이상 뭐라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동행했던 정혜원 SDJ상무는 “호텔 객실 수 질문은 매번 똑같이 하신다”며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심리가 끝난 후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탄력을 받으셨는지 백화점도 둘러보자고 하시는 걸 오히려 말렸다. 너무나 정정하시다”라고 말했다.
이번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심리에서 관건은 신 총괄회장의 의사결정능력이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다음 심리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가운데)이 2월3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 본관 로비에서 질문을 하자, 호텔 직원이 귀를 기울여 목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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