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수주 충격, 원인은 '친환경 규제'…장기적으로는 기회

편집부 / 2016-02-03 17:14:43
조선3사, 1월 수주 0건…원인은 지난해 말 집중된 발주량<br />
대우조선·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친환경 연구개발 확대 중<br />
친환경 규제,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 될 수도…단기적 성과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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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국내 조선3사가 올해 첫 달부터 수주 0건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요인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피하게 위해 지난해 말에 집중된 발주량이다.

IMO는 올해부터 건조가 시작되는 선박들에 대해 기존 'Tier II'보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배출기준을 높이는 ‘Tier III’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Tier III'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엔진 등 선박 주요장비에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저감장치 등 친환경설비가 추가적으로 장착돼야 한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100만~300만달러에 달하는 추가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선사들은 환경규제 강화로 증가될 선박건조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2016년이 되기 전에 발주를 마무리했고, 올 초에는 수주량이 급감하는 ‘수주 절벽’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발주가 몰려있던 것은 비용 증가를 우려한 선사들 영향“이라며 ”이 여파로 조선업계는 2월까지도 수주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환경규제는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조선 3사는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기술개발은 중국과 일본과의 상선분야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라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확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R&D 예산 절대량이 줄어들었을 순 있다”면서도 “R&D 비용 내에서 친환경 연구개발비의 비율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 추진 선박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5년 이후 연간 10조원대로 성장한 후, 8년간 누적기준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로이드 선급 등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6조원 수준이었던 LNG 연료추진선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48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2025년 한 해에만 650척의 천연가스 추진선박이 발주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조선 3사 또한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서서히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은 세계 최초의 천연가스 직분사 추진방식 LNG선의 시운전을 마치며 친환경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이 선박엔 '연료공급시스템'(FGSS)과 '재액화장치'(PRS®)등 대우조선이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관련 신기술이 대거 적용돼, 기존 LNG선보다 연료 효율이 30% 가량 높고, 이산화탄소, 질소화합물(NOx), 황화합물(SOx) 등 오염물질 배출량도 30% 이상 낮출 수 있는 선박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우조선은 지난해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47척의 대형 LNG운반선(16만㎥ 이상) 중 35척을 수주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고압의 엔진 배기가스를 정화할 수 있는 친환경 장치를 제작에 성공했다. 이 장치는 선박용 대형엔진에서 고온(300~520℃), 고압(1~5bar)으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암모니아 촉매로 분해해, 최대 99%까지 저감할 수 있다. 또한 선박용 경유(MGO)보다 가격이 절반가량 저렴한 일반 중유(HFO)를 연료로 사용해도 Tier Ⅲ를 충족할 수 있어 대형 해운사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해 선박 운행에 소요되는 연료를 최대 5% 줄여주는 연료저감 장치 세이버 핀(SAVER-Fin)을 대표적인 친환경 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자 개발 프로펠러와 러더 벌브, 스테이터 등의 각종 에너지 절감장치도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러더벌브와 스테이터는 프로펠러 앞뒤의 물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선박의 추진력을 향상시키는 장치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 규제로 인한 기회들이 당장의 조선업 업황을 반전시키는 데로는 이어지지 못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당장 오를 가능성이 희박해 친환경·고효율 선박인 에코십에 대한 투자 유인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업황이 좋지 않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친환경 기술만 가지고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천연가스 직분사 추진 방식 LNG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고압용 배기가스 저감장치(사진 왼쪽)가 대형엔진에 장착된 사진. <사진제공=현대중공업> 2016.02.03 송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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