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건설업체, 해외 프로젝트 손실로 영업이익 '발목'
(서울=포커스뉴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건설사들 중 상장사 5곳의 지난해 실적이 지난달 27~28일 일제히 발표됐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지만, 세부적으로는 국내주택사업, 해외건설 분야의 비중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국내주택 호조세와 미청구공사 급감으로 '선방'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매출 19조1221억원(전년동기 10.0%↑), 영업이익 9866억원(2.9%↑), 당기순이익 5840억원(0.5%↓)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실적 개선은 국내 주택 비중을 높인 다른 건설사들과는 다르게 안정적인 해외건설 공사로부터 비롯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아랍에미리트(UAE) 해상원유처리시설공사, 우즈베키스탄 가스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계속 추진했으며, 특히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되면서 미청구공사(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채권) 금액이 전년대비 8000억원 이상 감소한 점도 한 몫 했다.
GS건설은 매출 10조5730억원(11.4%↑), 영업이익 1220억원(138.6%↑)의 개선된 실적을 올렸다. GS건설이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GS건설은 건축·주택과 플랜트 부문에서 각각 3조3110억, 4조90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프라와 전력부문도 1조원 규모로 매출 증대에 힘을 보탰다.
GS건설 역시 미청구공사 우려를 낮추며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해외(6조20억원)에서 거둘 만큼 국내·외 고른 실적 개선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는데 이는 이자비용 및 가스공사 탱크 프로젝트 등 과징금(275억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매출 9조5117억원(2.0%↑), 영업이익 2656억원, 당기순이익 210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전환했는데 건축 사업의 원가율이 고르게 개선됐고, 동남아시아 고마진 현장의 매출 증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저유가 여파로 원재료 가격 하락 및 마진이 확대된 석유화학사업부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점도 한 몫 했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은 해외건설 손실로 아직 '불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 매출 13조470억원(12.3%↓), 영업손실 345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적자전환의 결정적인 원인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에서만 1700억원의 손실을 입으며 작년 4분기에만 영업손실 15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사업은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 철광석 개발 사업 중 플랜트, 철도, 항만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계약 규모는 총 56억달러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현재 발주처와 클레임, 공기 연장, 지체 보상금 등에 대한 사안을 논의 중이다.
대우건설은 매출 9조8775억원(0.2%↑), 영업이익 3346억원(19.5%↓), 당기순이익 1462억원(8.4%↑)의 실적을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흑자 기조는 유지했지만 동남아시아 건축사업장에서 17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주택부문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3조1776억원으로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시장 분위기가 활황세였던 작년 대우건설은 업계 최대인 4만2168가구 분양에 나서는 등 국내 주택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건설 애널리스트는 "작년의 경우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세를 보였던 터라 국내주택 비중을 높였거나, 해외건설에서의 미청구공사 우려를 낮춘 건설사들이 대체로 좋은 실적을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올해부터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실적 개선의 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호한 실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유가 사태가 지속되는 만큼 양질 프로젝트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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