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김무성 작심비판…"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으라"

편집부 / 2016-01-28 15:14:34
"안심번호도 독자 합의해…분구지역에는 '전략공천' 해야"
△ 서청원 "김무성

(서울=포커스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권력자' 발언을 놓고 연일 파문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6일과 27일 두 번에 걸쳐 '권력자'를 언급해 친박계의 심기를 건드렸다.

급기야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김 대표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서 최고위원은 "최근 김무성 대표가 권력자 발언을 해서 분란을 일으켰다. 이게 지금 무슨 도움이 되고 어떤 혜택이 돌아오느냐"며 "새누리당의 권력자는 김 대표다. 모든 인사권을 갖고 있고, 당내 모든 회의에 참석하고, 또 금년도 대권후보 1위에 올라있는 이 이상의 권력자가 있느냐"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 주위에도 대권을 위해 완장 찬 사람이 매일 별의별 짓을 다하고 있잖소"라며 "김 대표는 다시는 이런 권력자 얘기를 써서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에는 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개석상에서는 하지 않았던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는 먼저 앞서 회의의 발언한 것에 대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는 말이 있다. 야당이 여러 가지로 어렵고, 경제가 어려운데 당까지 조그만 것 갖고 목소리가 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자중해달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아까 말한 것처럼 우리 당의 대권 경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정부여당의 권력자는 그 사람 뿐"이라며 "그러니까 권력자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기도 권력자인데…"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안심번호라는 것도 자기가 독자적으로 우리와 논의없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합의해오는 등, 그런 사례가 내 머리속에 다 있다"며 "그렇게 해왔으면서 최고여당의 1인자가 평당원이나 쓸 법한 '권력자'라는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에서 김 대표의 사과가 있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처리할 안건도 많고, 논의할 문제도 많았다. 김 대표도 어제 언론인터뷰를 통해 '본의가 아니었다'고 얘기를 했다"며 "오늘은 다들 찜찜하니까 나도 사과하란 얘기를 할 수 없고,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당내 인재영입에 대해 분구되는 지역에는 '전략공천'을 하자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김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장하고, 경선제로 하겠다고 해서 우리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상향식 공천을 주장한 김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서 최고위원은 "선거구 획정으로 분구가 예상되는 지역에는 좋은 분을 모셔달라. 선거구가 늘어나는 지역에서 좋은 분들은 누구든지 추천을 받아 우선추천제를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번 다른 사람 꼴 나듯이 좋은 인재들도 경선을 하게 되면 난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누가 (지원)하려고 하겠나"며 "당헌당규에도 있는 우선추천제를 적용해서 신속히 (처리하자)"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이 말한 '다른 사람 꼴'은 안대희 최고위원이 서울 마포갑에 출마선언을 할 당시 강승규 마포갑 당협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상향식 공천'이라는 큰 틀에서는 친박계가 양보했으니 분구되는 지역에는 '전략공천'을 허용하라는 주장을 내비친 것이다.

서 최고위원은 앞서 김 대표의 주위에 완장찬 사람들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나보다 여러분들이 잘 알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사를 지명하는 것은 피했다.

한편, 이날 회의 내내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무성 대표는 별 다른 발언 없이 회의장을 떠났다.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말 안하겠다. 비켜주십시오"라며 평소와 달리 말을 아꼈다.

한 기자가 "서청원 최고위원이…"라며 질문을 하려 하자 "그만하라"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이후 김 대표는 기자들을 향해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묵묵히 걸어나갔다.

지난 26일 김 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된 경위에 대해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모든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서 통과됐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 참석해 "왜 그런 망국법인 선진화법이 통과됐냐 하는데 여기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고, 김 대표가 언급한 '권력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돼 파문이 일었다.

김 대표는 또 지난 27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말해 한번 더 '권력자'를 언급한데서 더 나아가 '완장'까지 거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대표는 27일 '청년 앞으로! 20·30 새누리당 공천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며 다시 '권력자'를 언급해 청와대와 친박계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과거에는 공천권이 당 소수 권력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 됐다는 것 다 아실 것"이라며 "많은 젊은 인재들이 정치 하고 싶어도 그런 구태정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능력이나 열정보단 권력자 (뒤에) 줄서야한다는 얘기 들으며 용기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청원(오른쪽)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동안, 김무성 대표가 경청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김무성 대표가 권력자 발언을 해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해서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정면 비판했다. 2016.01.28 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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