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연구진, 음모론 '수명' 계산
(서울=포커스뉴스) 대표적인 과학계 음모설인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거짓설’은 신빙성이 없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 조작설이 음모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26일(현지시간)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음모의 수명’을 계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음모 수명’은 특정 음모론에 가담한 공모자 수, 음모의 지속 길이, 사망한 공모자들의 수 등을 공식에 대입해 얻은 결과다.
연구 담당자인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그라임 박사는 음모가 내부에 의해 흘러나오거나 우연히 폭로될 확률을 밝혀냈다. 그는 “과학계 내 주류 음모론이 ‘진짜 음모’라면, 그 사실 여부는 몇 년 내에 밝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과학계 대표적인 음모설인 ‘달 착륙 조작 사건’에 적용했다. 1969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아폴로 11호를 타고 최초로 달에 도달한 사람이 됐다. 하지만 그 후 ‘암스트롱이 달에 간 것은 거짓’이라는 설이 계속 불거져왔다. 사람들은 미국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달에는 대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한 암스트롱의 그림자가 달 착륙선의 빛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음모의 근거였다.
하지만 그라임 박사는 “만약 미국 나사가 달 착륙을 꾸민 것이었다면, 그 비밀을 숨길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3년 8개월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에는 당시 41만1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만약 암스트롱의 달 착륙이 조작됐다면 4년 내에는 비밀이 폭로됐을 거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음모를 공유할수록 음모의 ‘수명’은 더 짧아진다”며 “정교한 음모가 조용히 지속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라임은 “한 음모가 5년간 지속되려면, 음모에 가담한 공모자 수는 2521명 정도로 계산됐다. 음모가 1000년 이상 유지되려면 1000명 이하의 사람이, 100년 가량 지속되려면 공모자 수는 125명 이하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많은 음모론은 과학계 내에 만연해 있다. 물론 달 착륙이 거짓이라는 걸 믿는 게 크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백신과 관계된 잘못된 정보를 믿는 건 매우 치명적이다”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아울러 “음모를 믿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이 없거나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눈물이 날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음모들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고, 몇몇 사람들이 그들의 반과학적인 믿음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길 바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만약 우리에게 닥친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면, 음모 같은 공상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우리는 증거가 있음에도 왜 그런 음모설들이 자리잡고 있는지 인식하고, 그 음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원(Public Library of Science ONE) 에 게재됐다.1969년 암스트롱 달 착륙 음모설이 신빙성이 없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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