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5년 동안 하는 일이 저의 20년 만들 것"
(서울=포커스뉴스) 배우 강동원과의 만남이 오랜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에 '검은 사제들'의 개봉을 앞두고 만났다. 이번에는 영화 '검사외전'을 앞두고 약 3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강동원은 참 바삐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자기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하기에 더욱 끌린다. 강동원이 끊임없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지금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부터 5년 동안 제가 하는 것들이 앞으로 20년의 저를 만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강동원을 3개월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시킨 작품은 영화 '검사외전'이다. 강동원은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았다. 미국 펜실베니아 유학생으로 위장한 덕분에 말끝마다 경상도식 말투로 "언더스탠(Understand?)"등의 콩글리시를 붙이는 인물이다. 그는 교도소에서 만난 변재욱(황정민 분)의 도움으로 출소한 뒤,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는 '검사외전'이 "관객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볼 때부터 치원이라는 캐릭터가 새로웠어요. 한국영화에서 없던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걸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정말 하는 말마다 다 거짓말이고, 본인도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 하잖아요. 치밀하지 않고 허술한 면도 귀엽고요."
강동원의 말대로 치원은 독보적인 허당 사기꾼이다. 이를 발휘하는 것은 위장술이다. 변재욱의 지령을 위해 그는 서울대생, 검사, 깡패 등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특히 우종길(이성민 분)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추는 셔플댄스와 불장난댄스를 결합한 막춤은 '강동원 맞아?'라는 의심을 하게 한다.
"수위조절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너무 코미디로 만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저까지 진지해지면 영화의 특별한 지점이 없어지고요. 막춤 추는 장면은 저도 어떻게 췄는지 모르겠어요. 셔플댄스는 좀 연습해간 춤이었고요. 찍고나서 보니 아주머니랑 어떻게 그렇게 췄더라고요."(웃음)
한치원 역을 맡아 강동원은 여자에게 습관처럼 작업 거는 설정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그는 "설정으로 두 가지 표정을 가져갔어요. 하나는 작업용으로 일부러 멋있는 표정을 짓는 거예요. 외국 사람들이 당당하게 작업할 때 그러더라고요. 지긋이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것. 다른 하나는 거짓말하고 걸렸을 때 입을 앙다무는 거예요"라며 자신도 재미있다고 만족했다.
강동원이 실제 사기꾼이었으면 어땠을까. 여성 피해자가 줄을 이었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살짝 웃으며 "사기도 머리가 좋아야 하죠. 모르겠네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개그 욕심에 대해서는 "저만의 유머코드가 있어요"라며 긍정했다. "코미디 연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요. 멋있기만 한 건 재미없는 것 같아요."
사실 그는 대중들이 편하게 접 할 수 있는 배우는 아니었다. 연기보다는 외모로 먼저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강동원은 자신의 존재감을 작품을 통해 각인시켰다. 뒤늦은 대중의 주목에 그는 "희한하더라고요"라고 답한다. "항상 똑같이 했어요. 그런데 10년 넘게 한우물만 파니까 이제야 내가 말하는 것을 들어주시는구나 싶어요."
"연기자로서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해외시장에 대한 생각도 있고요. 줄곧 생각한 건데, 아시아마켓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 더 늦기 전에 본격적으로 두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두드린다고 될 거란 보장이 없지만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한국영화가 중국이나 일본에 진출하려면 결국 누군가는 있어야 하거든요. 배우의 힘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먼 미래를 그리지만 눈앞의 고민에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가려진 시간'이 있다. "지금 찍고 있는 영화가 제일 고민이죠. 이 영화를 어떻게 잘 마무리할 것인가. 혹시라도 놓치고 가는 부분은 없나. 혼자서 계속 되뇌어 생각해봐요. 그때라도 떠오르면 만회할 기회가 있는 거니까."
담담하게 던지는 말 속에 영화에 대한 진심이 담긴다. 그는 배우의 시각보다 더 멀리 한국영화가 해외시장에서도 당당하게 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흥행은 상업영화를 하는 배우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몫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돈을 쫓으면 안 되죠. 열심히 일해서 돈이 따라오게 해야죠. 그러려면 역시 영화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고요"라고 덧붙인다.
"지금 꿈꾸는 건 제 이름으로 일본과 중국에 영화를 개봉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걸 제일 원하고요. 그래서 한국의 실력 있는 감독과 스태프들이 함께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중국과 일본의 실력 있는 분과 협업도 하길 바라고요. 더 큰 그림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오는 2월 3일 영화 '검사외전' 개봉을 앞두고 배우 강동원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쇼박스>배우 강동원은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아 여성에게 습관적으로 작업을 거는 캐릭터를 설정해 여성과 남성 앞에서 다른 표정을 선보인다. 사진은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오는 2월 3일 영화 '검사외전'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하는 배우 강동원. <사진제공=쇼박스>오는 2월 3일 영화 '검사외전'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하는 배우 강동원.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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