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체험 요소에, 안전운전 교육용 프로그램으로 손색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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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미끄러짐을 즐긴다” 겨울철 레저스포츠인 스키나 스노보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를 타고 빙판길을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다. 일반 도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BMW드라이빙센터가 이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가 겨울마다 운영하는 '스노 베이직'은 고객이 얼어붙은 도로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빙판길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아찔한 경험을 해본 운전자라면 이 체험이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겨울철 위험 상황에서의 대처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BMW드라빙센터를 방문해 이를 직접 체험해봤다. 스노 베이직은 총 120분으로 구성된다. 이론 교육 30분에 타이어(스노·썸머)·구동방식(후륜, 사륜)·전자제어장치(DSC·DTC)에 변화를 주는 다목적 코스 주행 1시간, 원선회 코스 30분이다.
이론 교육을 마친 후 실제 주행에서 첫 번째 차로 스노 타이어가 장착된 후륜구동 방식의 BMW 428i 컨버터블을 받았다. 428i 컨버터블은 2000㏄ 터보 엔진을 통해 최대 245마력을 발휘하는 차량으로 한국타이어의 스노 타이어인 ‘아이셉트 에보2가 장착돼 있었다.
먼저 다목적 코스(Multiple Course)에서 제동력 차이를 체험했다. 후륜구동임에도 스노타이어와 DSC 모드 덕에 눈밭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속 20㎞까지 가속하고 지정된 위치에서 정확히 멈추는 정지 테스트에서는 의지대로 차량이 통제되지 않았다. 저속이었음에도 빙판에서 바퀴가 밀리는 현상을 선명하게 확인했다.
조향 또한 문제였다. 좁은 코너 구간을 빠져나가는 테스트에서 스티어링 휠을 정확한 타이밍에 조작해도 눈길에 차량이 밀리면서 실패가 이어졌다. 인스트럭터의 지시 하에 조향 타이밍을 좀 더 빨리 가져가자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눈길, 빙판길 운전에서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 있는 핸들링이 얼마나 필요한지 실감케 됐다.
특히 BMW 차량은 DTC 모드를 활용하면 좀 더 안정적인 눈길 운전을 할 수 있다. DSC 버튼을 짧게 한 번 눌러 DTC 모드를 활성화 하면 일정 이상의 휠 스핀을 통해 마찰력이 강화된다. 차량의 자체적인 출력 저하를 방지하고 눈길, 모래길 등에서 마찰력이 확보돼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것이다.
이후 저속으로 슬라럼과 시케인 코스를 통과해봤다. DSC 모드에서는 약간씩 차량이 밀리는 현상이 감지되긴 하지만 고속 구간은 아니었기에 큰 두려움이 생기진 않았다. 하지만 DSC를 끄자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후륜 구동답게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차체 전체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됐다. 슬라럼 코스가 2~3번 반복되면서 안정감이 생기자 속도를 높여봤지만, 차량은 여지없이 통제권을 벗어났다.
차를 갈아타고 같은 구간을 시승해봤다. BMW의 인텔리전트 사륜 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적용된 640d xDrive였다. 사륜구동 차량답게 안정적인 접지력으로 빙판길을 시원스레 치고 나간다. 운전의 여유가 생겨서 적당한 오버스티어를 활용하면서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즐겨보려했지만 제동이 여전히 어려워 몸에 힘만 들어갔다. 자주 미끄러졌고, 스핀이 발생해 민망한 순간도 연출됐다. 눈길에서 사륜구동 차량이라고 겁 없이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배웠다.
난관은 다음 차였다. 428i 컨버터블이지만 썸머타이어인 한국타이어의 ‘S1 노블 2가 장착된 차량이었다. 시작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출발 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몇 번이나 돌았던 구간이었지만 썸머타이어라는 이유로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빙판에서 잠시 정차했다는 이유로 발진 자체가 되지 않는 경험은 곤혹스럽기만 했다. 결국 4번이나 견인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추운 날씨와 반복된 운행으로 빙판길이 더 미끄러워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지만, 스노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성능은 확연히 달랐다. 겨울철 ‘스노 타이어’의 중요성은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원선회(Circular Course) 구간에 들어섰다. 스노 타이어를 장착한 328i 컨버터블을 타고 비교적 자유롭게 즐기는 구간이다. 인스트럭터는 원선회 구간에서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를 적절히 즐기라고 조언했지만, 일반인이 쉽사리 이를 숙달하기는 어려웠다. 가속 페달을 지나치게 세게 밟아도, 너무 살짝 밟아도 스핀을 하거나 코스를 이탈해 버렸다. 인스트럭터의 지시대로 ‘아름다운 원’을 그리는 일은 실패했지만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미끄러지는’ 체험의 완결판으로서는 손색없는 코스였다.
2시간 동안 차안에 있었을 뿐인데 긴장감 탓인지 온 몸이 뻐근해짐을 느꼈다. 스노 베이직은 강제 숙면을 취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즐거움만큼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빙판길 운전에서의 다양한 대처능력이 키워지는 만큼 훌륭한 교육용 프로그램임에도 분명하다.
오는 2월14일까지 이어지는 이 프로그램의 가격은 12만원이다. 모든 프로그램의 예약은 드라이빙 센터 홈페이지(www.bmw-driving-center.co.kr)에서 가능하다.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리는 체험프로그램 '스노 베이직' 현장 사진. <사진제공=BMW코리아>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리는 체험프로그램 '스노 베이직' 현장. <사진제공=BMW코리아>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리는 체험프로그램 '스노 베이직' 현장. <사진제공=BMW코리아>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리는 체험프로그램 '스노 베이직' 현장. <사진제공=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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